‘아픔’ 떠나보내고 세월호 기억공간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19-03-19 00:01:34

4년8개월만에 천막 철거
내달 12일 시민들에 공개

▲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천막 철거작업이 한창이다. 세월호 천막은 2014년 7월 처음 설치된 후 약 4년 8개월 만에 유가족 측의 자진철거 의사에 따라 이날 모두 철거됐다. /연합뉴스 [시민일보=이대우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이 18일 모두 철거됐다.

세월호 천막은 사고 3개월 만인 2014년 7월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당초 3개가 설치됐다가 이후 정부의 협조 요청에 따라 서울시가 11개를 추가로 설치하면서 총 14개로 늘었다.

이번 철거는 천막이 설치된 지 4년 8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가족협의회는 영정들을 천막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이운식(移運式)’을 진행했다.

영정을 옮기는 의식은 일반적으로 ‘이안식(移安式)’으로 불리지만, 유족들은 영정을 모실 곳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을 담아 '이운식'이라는 표현을 썼다.

289명의 영정은 천막을 떠나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로 옮겨졌으며, 유족들은 영정을 안치할지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막이 있던 자리에는 79.98㎡ 규모의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오는 4월12일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은 2개의 전시실과 시민참여공간, 진실마중대 등으로 구성된다.

이곳은 전담직원이 전시공간을 직접 운영하고, 유가족, 자원봉사자와 협력해 시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국가적 재난을 경험한 소아·청소년에게는 체계적인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을지대 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방수영 교수와 능인대학원 명상심리학과 이미선 교수 연구팀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약 6개월간 단원고에서 자원봉사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전문의들이 단원고 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한 정신건강 상태와 진단에 관해 2016년 4∼7월 설문 조사했으며, 전문의들이 정신건강 상담을 진행한 학생은 모두 212명이었다.

방 교수는 "18세 이하의 소아·청소년은 성인과 다른 고유의 발달과제를 갖고 있다"며 "국가적 재난 이후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단기적·장기적 정신사회 심리적 대응체계가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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