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당, ‘지민비조’ 태생적 한계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6-01-12 11: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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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조국혁신당은 지난 총선 당시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찍어 달라는 이른바 ‘지민비조’ 전략으로 정당 득표율 24.25%로 대한민국 제22대 국회 의석 300석 중 12석의 의석을 얻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민주당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민주당 2중대’라는 태생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그런 모습이 이번에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말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과 혁신당에 "민주당의 전재수·통일교, 김병기·강선우의 돈 공천 사태를 수사할 특검을 논의하자"라며 만남을 제안했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저는 야 3당이 특검법 입법을 위해 힘을 모으자는 이준석 대표의 제안을 조건 없이 수용했다"라며 조국 대표에게 야 3당 대표 연석회담 동참을 촉구했다.


    사실 ‘통일교 게이트’나 ‘공천헌금 게이트’는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특검이 필요하다는 건 상식이다.


    이미 권력의 눈치만 살피는 경찰 수사는 신뢰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전재수 의원의 경우 즉각적인 압수수색을 하지 않아 뒤늦게 수색영장을 들고 갔을 때는 이미 그의 사무실 안에선 파쇄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었다. 그렇게 해서 사라진 증거가 얼마나 많았을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강선우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했다는 김경 서울시의원의 경우는 더 황당하다. 고발장을 접수하고도 출국금지조차 하지 않아서 그다음 날 유유히 미국으로 출국하고 말았다. 거기에서 휴대전화를 바꾸는 등 대놓고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아마 귀국하기 전에 강선우 의원 등 사건 연루자들과 충분히 입을 맞추었을 것이다. 그런 시간을 벌어준 게 경찰이다.


    김병기 의원의 공천헌금 문제에는 동작 경찰서장이 직접 그의 뒤를 봐주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도 경찰 수사를 믿고 기다려보자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진상 규명을 위해선 특검이 필요하다. 특검제도는 이럴 때 하라고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도 혁신당은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특검 도입을 위한 연석회의를 거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본질은 통일교의 일탈뿐 아니라 정교유착 전반에 대한 수사”라고 한 발언을 앵무새처럼 그대로 읊으며 반대한 것이다.


    이런저런 핑계를 댔지만, 그들의 속내는 스스로 야당이 되는 걸 원치 않는 것처럼 보였다.


    민주당 2중대가 되어 ‘범여(凡與)’ 세력으로 남아 있어야 콩고물이 떨어진다는 걸 본능적으로 간파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승승장구했던 과거 정의당이 결국 ‘민주당 2중대’로 낙인찍히면서 원내 0석의 원외 정당으로 몰락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혁신당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한다면 6월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과 차별성 없는 정당이라면 호남에서 굳이 민주당 대신 혁신당 후보를 찍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의 성적은 다음 총선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때는 ‘지민비조’ 전략도 통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원내 의석 하나도 없는 원외 정당으로 몰락할 수도 있다.


    혁신당이 살아남으려면 ‘지민비조’의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 ‘민주당 2중대’ 대열에서 이탈해야만 한다.


    그 첫 단추가 야 3당 연석회의에 참석해 당당하게 야당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물론 혁신당도 그 뿌리가 민주당이니까 민주당처럼 공천헌금을 공공연하게 받았다면, 특검을 수용하기 어렵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살아 있는 권력의 부패를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혁신당도 존재할 수 없다. 야 3당 특검대열에 합류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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