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생활에 있어서 청렴하다는 것

양대웅(구로구청장)

시민일보

| 2006-10-10 20:35:19

공직생활에 있어서 가장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말이 청빈, 청백리, 청렴 등의 말이다.

하지만 청빈이란 단어에서 보듯이, 청렴하면 가난하다는 이미지가 결부된다.

‘청백리 똥구멍은 송곳부리 같다’라는 속어도 있듯이 청렴하다는 말과 가난하다는 말이 함께 어울리는 면에 있어서는 자부심만을 느끼게 하는 것만은 결코 아니다.

과거에 국가에서 주는 녹봉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던 당시의 실정으로는 청렴하다는 것이 가난하게 산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공무원의 봉급도 많이 현실화되어 이젠 봉급생활자로서 안정을 찾았다.

이제 공무원이 뇌물을 거부하며 청렴하게 산다는 것은 불의와 편법과 부조리에 맞서겠다는 의지이며, 과거와는 달리 생활수준과 봉급수준이 향상되어 부조리를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부조리에 철퇴를 가하는 공무원에게서 박봉이란 말이 더는 나오지 않는 여건이 됐다.

따라서 공무원들에게 부조리에 물들지 말라고 지나치게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며 공무원 자신도 청렴해야 할 이유와 의무가 더욱 부가된 셈이다.

이런 현실에서 구로구청이 ‘2002년도 청렴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2002년 반부패 노력상’을 수상한 것은 현실을 직시한 직원들의 안목과 노력의 결과였다.

당시 ‘2002년 청렴도 우수기관’ 선정은 한국갤럽연구소라는 민간단체가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8대 민생분야에 대해 2002년도 1년 동안 관공서에서 민원을 보고 간 주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여서 객관적이며 대외적으로 구로구청의 청렴성이 인정을 받은 것이었다.

그리고 ‘2002년 반부패 노력상’ 또한 서울시립 반부패 연구소가 주관이 되어 교수 및 시민단체가 심사위원이 되어 서울시의 25개 구청을 대상으로 2002년 동안 부패방지를 위해 각 자치구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가리는 상이었다. 구로구청이 이 부문에서 당당히 노력상을 수상함으로써 우리 직원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부패방지로 청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였는지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언론은 당시의 결과를 민선3기의 쾌거라고 기사의 제목으로 큼직하게 뽑았었다.

물론 2000년과 2001년의 민선2기 때에는 구로구청의 청렴도가 서울시 각 자치구 중에서 꼴지를 면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민선 3기에 접어들어 이러한 향상은 구청장의 청렴성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첨단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이 시대에 주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책무를 맡은 우리였기에, 변화의 물결 속에서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우리 직원들의 현명한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렇게 당시를 회상하는 것은 내가 단체장으로 있는 구로구청이 또 그렇게 청렴이란 단어로 치장하기를 바라는 속내가 앞서기 때문일지 모른다.

구로구청이 반부패 노력상을 수상한 것이, 과거의 기억 한편에 자리 잡은 치적이 아니라, 부조리 개연성에 단호히 맞서겠다는 의지였으며 지속적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민선3기 1년 만에 보여준 구로구청의 변화, 이제 민선4기 접어들어 그 변화가 새삼 머릿속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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