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사랑과 관심을 먹고 자라나는 나무
김우중(동작구청장)
시민일보
| 2006-10-15 16:53:16
옛날 키프로스에 피그마리온이라는 조각가가 살았다. 그는 세상의 여자들에게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고 아무 여자도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사랑할 수 있을 만한 아름답고 사랑스런 여인을 꽤 오랜 시간동안 조각하여 마침내 아주 아름다운 조각품을 완성하였다.
그 여인의 조각이 완성되고 나서 피그마리온은 그만 그 조각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고 하루 종일 그 조각만을 바라보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아프로디테 여신의 신전을 찾아가 자신의 사랑을 이루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공허한 소원을 빌고 집으로 돌아온 피그마리온은 슬픔에 젖어서 자신이 만든 조각을 꼭 끌어안으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항상 차디차기만 했던 조각에서 체온이 느껴지더니 결국엔 심장이 따뜻해져 심장의 고동 소리가 그의 가슴에 전해졌다. 이후 피그마리온은 자신의 조각이었던 그 여인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또한 미국의 교육학자인 로젠탈(R. Rosenthal)과 제이콥슨(L. F. Jacobson)은 1968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생 650명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했다. 그리고 이 검사의 실제 점수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무작위로 20%의 학생을 뽑아 그 명단을 해당 학교의 교사들에게 알려주면서 ‘지적 능력이나 학업성취의 향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객관적으로 판명된 학생들’이라고 통보했다. 물론, 교사와 학생들을 속이기 위해 거짓으로 꾸민 말이었다.
이탈리아 최초의 여의사이자 교육학자인 마리아 몬테소리는 깊은 신앙심에 입각한 우주 사상과 자연주의 사상을 토대로 자신의 독특한 보육사상을 발전시켰다. 유아는 독자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보육활동은 각 유아마다 개별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유아가 성인의 축소형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되며 저마다 분리된 개별적인 생명을 가진 독특한 존재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그녀의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녀는 유아를 잘못 보육하는 요인 가운데 많은 책임은 어른의 사상과 소망을 유아에게 강요하려는 욕심 탓이라고 보았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보육기관에서는 교사가 어떠한 마음과 기대로 아이들을 대하는가에 따라 아이들이 달라질 수 있다. 아이에 대한 진정한 믿음과 기대만이 아이의 잠재능력을 최대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 대한 편견 없는 사랑과 애정, 보육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으로 뭉친 보육교사들의 마인드야말로 우리보육의 미래를 이끌어 가는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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