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 속에는 미래의 인간이 살고 있다
김우중(동작구청장)
시민일보
| 2006-10-17 15:57:42
‘아이의 안에서는 이미 미래의 인간이 살고 있다.’
이 말은 초원의 빛으로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윌리엄 위드워즈의 말이다. 아이 안에 미래가 숨겨져 있으므로 아이들 자신 속에 살아있는 것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는 보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보육환경은 인적환경과 물적환경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적환경은 부모, 교사, 또래집단 등이고 물적환경은 교실, 각종 시설의 설비, 보육교재 등을 포함한다. 인적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미 17세기 코메니우스가 유아학교라는 저서에서 어머니교육을 언급하면서 보육환경에서의 부모교육 및 부모의 참여를 강조하였다. 하임 기너트의 교육 심리학 ‘부모와 아이 사이’에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많은 부모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이렇게 다짐한다. ‘오늘은 아이들과 아무 일 없이 지내야지. 야단을 치지도 않고 말다툼을 벌이지도 않고, 싸우지도 말아야지.’
하지만 아무리 마음을 너그럽게 먹어도, 원치 않았던 전쟁은 다시 벌어지고 만다. 부모 노릇을 하다 보면 끝도 없이 소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잊을 만하면 충돌이 터지고, 느닷없이 위기가 발생하여 대응을 요구한다. 부모의 대응에는 결과가 뒤따른다. 부모의 대응이 적당했든 적당하지 않았든, 그것은 아이의 자존심과 인격에 영향을 끼친다.
아이를 칭찬함에 있어서도 가령, 아이가 마당을 쓸었을 때 “마당이 아주 깨끗해 졌구나”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칭찬이지만 단순히 “참 착하구나”라고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들이 노력했거나 도움을 주었거나 배려를 했을 때, 새로운 것을 해내었을 때, 어떤 점이 마음에 들고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하는지를 명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아이는 자신이 ‘동생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등의 나쁜 생각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어른들이 착하다고 말해도 그대로 믿지 않는 것이다. 또 아이들도 인격이나 육체적, 정신적 특징에 대해 평가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뉴욕대 교수를 지냈고 정신요법, 심리학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친 기너트의 ‘부모와 아이 사이’라는 책은 전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되어 수많은 부모들에게 읽혀지고 있는 고전이다. 부모라면 한번씩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처음 이 칼럼을 집필하면서 생각했던 것은 구청장으로서 보육정책을 직접 계획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여러 가지 보육과 관련된 문제점들을 독자들과 고민하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거였다.
하지만 최고의 보육교사는 부모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보육환경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부모의 참여와 역할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부모들도 보육계획의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보육정책을 수립하는 중앙과 지방정부에 계속적인 쓴 소리로 경각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인적 환경은 물적 환경의 뒷받침이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적환경에 대해서는 영유아보육법시행령에서 보육시설의 입지조건, 보육시설의 구조 및 설비기준에 대해 세세히 규정되어 있는데 이런 규정은 어린이의 보육시설에서 보내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집처럼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리적 환경과 공간 배열은 어린이의 생활과 행동에 영향을 주게 되므로 어린이의 생활리듬을 고려하여 구성하여야 한다.
보육환경은 어린이의 잠재력과 능력, 호기심을 표현하고 즐거워야하며, 모든 감각을 경험하고 탐색할 수 있어야 하며, 어린이 나름의 생각과 표현에 몰두 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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