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야장난감대여점’

김우중(동작구청장)

시민일보

| 2006-10-26 17:06:39

‘주방요리 가구세트 190만원’을 감히 장난감 가격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상에서 190만원 상당의 장난감을 140만원에 할인해서 판매하는 것을 보고 예전에 폼 나는 권총 한 자루와 로봇 태권브이를 갖는 것이 소원이었던 필자의 아들 생각이 났다.

요즘처럼 변화에 익숙한 세대도 없다. 아이들의 취향도 쉽게 싫증내고, 반복적인 것을 따분해 하며 새로운 것이 나오면 당장 가지고 싶어 한다. 장난감에 대한 욕심은 날로 커져만 가고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주다 보면 부모들의 지갑은 자꾸 비워져 간다. 또 TV에서 새로운 만화 영화를 시작하면 어른들은 겁부터 난다. 요즘엔 만화가 그냥 만화로써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만화에서 등장했던 각종 무기들, 벨트, 의상까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제품들로 총 망라해서 출시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요즘의 장난감은 예전에 보지도 듣지도 못한 독창적인 것이 너무 많아 어른들조차 아이들의 장난감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장난감뿐만 아니라 넘쳐나는 각종 학습 교구들을 보면서 사주지 못하는 부모의 난감함을 이해하고도 남을 법하다. 하지만 그렇게 많이 사다준 장난감들은 아이들에게 금방 잊혀져 방구석에서 홀로 남겨지는 경우도 허다할 것이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 장난감을 수집하고 꼭 필요한 교구들은 구매하여 장난감 대여점을 운영하게 되었다. 물론 장난감 대여 시장은 이미 시중에 알려져 각광받는 업종이기는 했지만 구청에서 직접 운영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사용하지도 않는 장난감들이 그냥 버려진다는 것은 엄청난 자원낭비일 뿐만 아니라, 그 아이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 다른 아이에게 꼭 필요한 장난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대여점과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장소는 이용하기 편리한 지하철 7호선 상도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 2004년 6월부터 회원제로 운영중인 대여점은 1회 2점에 한하여 10일간 대여토록 하였다. 2006년 현재 장난감 677점, 비디오, 306점, 도서 198점을 비치하고 있다.


이용 인원은 2006 현재 1569명이며 이용자 대부분이 한달에 한번이상 대여점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용자 측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도 있었다.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장난감 대여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회원관리가 필요했고, 장난감을 반납할 때 훼손된 장난감이나 분실이 된 경우 이용한 고객들과의 마찰이 일어나는 등 회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자체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게 되었다. 체계적인 회원관리를 위하여 각 회원의 메일을 관리하고 동작구 홈페이지 및 소식지를 통해 장난감 대여일과 반납 일을 게재하여 언제든지 확인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반납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을 최소화하였다. 또한 여러 아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아이들의 위생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분기별로 장난감을 세척한다.

앞으로는 동작구의 장난감 대여점이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이용자들의 선호도를 조사하여 개선할 예정이며 동작구 홈페이지에도 대여점 운영에 관한 사항을 홍보하는 한편 교육용 완구, 장난감, 도서 등 유아용품 협찬 및 기증을 받아 장난감 교환의 날을 1년에 2회 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장난감 대여점에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대여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장난감 구입시 회원들의 선호도를 조사하여 반영하는 등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하여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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