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이상향(下)
한나라당 진 영 의원
시민일보
| 2007-01-08 17:02:37
오늘의 국제관계도 달라져야 한다. 모든 나라가 그 나라 국민의 의견에 따라 선택되는 정치체제나 문화나 사회구조를 자유롭게 지닐 수 있어야 한다. 모두가 똑같이 미국이나 영국을 모방할 필요는 없다. 모든 국가는 자기 나름의 삶의 방식과 문화를 자유롭게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인들의 마음이 열려야 한다. 먼저 우리나라 사람들도 세계의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해 그들이 바로 우리와 똑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야 한다.
동남아에서 우리나라로 온 근로자들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달라져야 한다. 나는 그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오래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가서 노동자로 일했던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들에게 소중한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형제들이다. 그들에게도 우리나라 사람들과 똑같은 대우를 해주어야 마땅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누리는 법적인 보호를 똑같이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법적으로는 불법 이민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법 이민자도 스스로 그 부족한 부분을 충족하게 해서 불법의 탈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들에게 항상 불법 이민자라는 굴레를 내세워 쫓아내거나, 심지어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강제노동과 같은 상태에 놓이게 하는 것은 문명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간에 대한 차별, 착취, 비인간화는 우리 스스로 먼저 개선해 나가야 한다.
이제 내가 생각하는 정치에 대한 구도를 전반적으로 다시 한번 요약해 보려고 한다. 나는 ‘만파식적의 정치’를 이상으로 삼았다. 그것은 해방의 정치요, 화해의 정치요, 통합의 정치로 구성된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실의 정치는 갈등·분열·배제·독점의 정치로 내달리고 있다. 이것을 그대로 방치하면 새로운 야만사회나 대립과 갈등의 혼돈정치로 전락하고 말 것이며 우리의 미래는 있을 수도 없다.
만파식적의 정치를 실현함으로써 현실정치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인이나 세상 사람들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되는 새로운 정치의 근본양식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것은 공정성, 호혜성, 연대성에 의해서 새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될 때 비로소 우리 정치도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렇게 되어야만 우리가 꿈꾸는 정치의 2대 과제, 즉 인격적 자기 완성과 평화로운 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그리워하는 ‘만파식적의 정치’라 할 수 있다.
나는 지금 정치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국회의원으로서 지역주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내가 갖고 있는 정치에 대한 꿈과 열망도 실현하고 싶다. 이것에 대한 전체적인 구도를 나는 가슴에 품고서 그것을 실현해 가는 정치를 꼭 이룩하고 싶다. 이 일은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함께 이루어가야 한다.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나는 그가 누구일지라도 그와 함께 뛰어가고 싶다. 그동안 침묵하고 지냈던 그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한데 모아 지금까지 위선의 가면극에만 끌려 다닌 우리 정치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깨끗하고 진실되게 만들어 가야 한다.
나는 내가 꿈꾸는 ‘만파식적의 정치’를 이루어야 한다고 믿고 또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한 정치가 이루어지는 것이 정치의 당위이다. 그렇게 되어야만 정치의 역할과 그 본래의 기능도 살아날 수 있다.
나는 정치에 대한 나의 꿈을 버리지 않고 평생토록 지니면서 이 원칙에 따라 정치가로서의 길을 가려 한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내가 이 땅에서 이룩되기 바라는 평화, 통일, 정의, 풍요를 모두 일구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새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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