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의 자율적 선택
한나라당 진 영 의원
시민일보
| 2007-01-15 19:13:47
지난 60여년을 이데올로기로 무장시켜 놓고 결국은 그 이데올로기 때문에 몰락의 땅으로 내팽개쳐진 존재가 바로 북한 주민이다.
그러므로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나는 그 달라져야 할 시각이 민족 문제 해결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북한 주민들에게 또는 북한체제에 대해 외부로부터 위협적인 전략이나 회유와 같은 접근은 활용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북한 체제는 위협적인 협박으로 붕괴나 와해를 일으키기에는 그 대가가 너무 클 수 있고, 그렇다고 회유의 방식을 취한다면 북한의 통치세력이 보여줄 간교한 태도가 상황을 더욱 힘들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과 북한 체제를 기존의 상태로 그대로 두고 봐야 하며, 그들의 의지와 결정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지금 북한이 취하고 있는 ‘벼랑 끝’ 생존 전략에 대해서는 최소한 다음의 두 가지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그들이 요구하는 생존의 경제적 조건에 대해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세계가 그들의 생존을 위해 지원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 주민의 생존을 북한의 통치세력이 아니라 외부 세계가 보장해 줌으로써 결국 북한 주민의 닫혀 있는 눈을 스스로 활짝 열어 바로 보게 하는 것이다.
둘째로 북한의 향후 진로에 대해 너무 성급하게 변화를 기대하는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전제로 할 때 한반도의 통일을 너무 성급하게 밀어 붙이는 식으로 추구하는 것은 남북한 모두를 위해서도 심지어 통일 그 자체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쟁으로 통일을 시도하는 것이 반민족적이고, 반통일적인 전략임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한편이 다른 한편을 일방적으로 제압하는 식의 통일도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의 힘으로 북한의 급속한 변화를 유도해야 하고, 우리의 의지에 의한 통일 지향만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적으로 실현될 수 없는 어려움을 갖고 있다.
나는 여기서 다음의 사실만은 지적하고 싶다.
지금 남과 북의 국력 차이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은 북한에 대해 절대적 우위성을 차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북한에 비해 몇 십배의 월등한 국력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의 생활수준과 경제적인 여력은 북한 주민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지금 남한에서 친북세력의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구체적인 숫자는 알 수 없지만 그들 중에는 이전의 김일성주의자도 있고 마르크시즘에 심취했던 인사도 있을 것이며, 대한민국에 극단적인 반감을 가진 반체제 인사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북한의 선전 선동이 요란해도 북한이 좋다고 믿고 그들을 지지해 줄 대한민국 국민의 숫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아야 한다.
이 점에서 이미 체제 경쟁은 끝났으며 우리 앞에는 그들을 어떻게 같은 형제로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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