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신당을 만들려고 합니까?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
시민일보
| 2007-01-28 18:17:38
{ILINK:1} 언제부턴가 ‘무신불립’과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 같다. 최근에는 후자 쪽의 말을 더욱 많이 하게 된다.
많은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의 현재 모습을 지켜보면서 실망을 넘어 짜증과 분노를 표출한다. 나는 이러한 국민들의 모습에 할 말이 없고 묵묵히 인정하는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민주주의 하에서 정당이나 정치인이 평가받는 것은 오로지 선거이고, 40:0이라는 기록적인 선거결과를 만든 열린우리당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결과의 원인이 신뢰의 상실이라고 이미 말씀드린바 있다. 대통령도 우리당도 모두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해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열린우리당이, 아니 평화민주개혁세력이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이번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아무런 몸부림 없이 반평화, 반민주, 반개혁 세력에게 정권을 넘겨주고 망가져서는 안된다.
그것은 군사독재와 반평화, 반민주, 반개혁 세력과의 피눈물 나는 투쟁을 통해 5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어내고 국민의 정부 5년·참여정부 5년 모두 10년을 이어온 평화민주개혁세력이 모두 무능과 아마추어로 매도되고 낙인찍히는 것을 눈뜨고 지켜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며 내가 일평생을 살아온 삶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때문에, 평화민주개혁세력의 재결집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정권재창출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간의 공과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평화민주개혁세력의 역사적인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대통합을 통한 정권재창출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이번 주 들어 우리당내 탈당에 대한 실행과 논의가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다. 무엇을 위한 탈당인가? 대통합의 원칙적 합의 조차도 폄하하고 각자의 명분을 내세워 탈당을 결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긋지긋한 개혁과 실용의 대결이 또다시 고개를 치켜들고 있다.
대통합을 하자는 분들이 결국 분열신당을 만들고자 하는 건가? 논리와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로 민주당, 이젠 구심점도 없어졌지만 고건 전 총리와 같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당 논의, 이 모든 것은 부질없고 소용없는 짓이다. 모든 대의명분은 평화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대의명분이 아니고서는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탈당은 중단되어야 한다. 논의조차도 중단되어야 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뭉쳐있어야 우리를 믿고 모든 반한나라 세력이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분열신당으로 갈기갈기 쪼개져 있으면 누가 우릴 믿고 들어올까? 누가 우릴 믿고 힘을 모아줄까?
그래도 아직은 우리가 여당이다. 우리가 원내 제1당이다. 이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는 정당이 이렇게 하나둘씩 지리멸렬되어서야 될까? 사분오열 지리멸렬의 최악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서는 안된다.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퇴각을 하더라도 원내 제1당에 걸 맞는 품위를 지켜야 하고, 이후 합리적이고 질서 있는 대통합을 이루어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에게 희망이라는 것이 남는다. 재도약과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나는 소위 언론에서 말하는 당사수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에게 ‘당이 죽으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당부터 살려놔야 사수할 가치가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는 많은 의원들의 양보가 있었다.
이제 탈당 하고자 하는 의원들에게 말씀드리고자 한다. 스피노자의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여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는 명언을 떠올려 주기 바란다. 지도자의 기본이 바로 이 말 속에 있다.
아직 우릴 지켜보는 당원과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우리 스스로 포기하고 주저앉고 내버려서는 안된다. 질서 있는 퇴각을 통한 질서 있는 대통합으로의 재도약을 위해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처럼 비록 침몰하는 거함이더라도 적어도 창당을 주도했던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키를 놓지 말아주기 바란다.
나는 이번 2월14일 전당대회를 통한 합리적이고 질서 있는 대통합에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29일 중앙위원회의 원만한 합의도출이 첫 단계이다. 중앙위원회가 성공해야 전당대회도 치러질 수 있고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쳐야 우리에게 다시 희망이 있다.
열린우리당의 모든 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아직도 우리당은 여당이고 원내 제1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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