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정권의 조기붕괴론과 신탁통치

김 정 기(한나라당 노원병위원장)

시민일보

| 2007-02-05 19:43:25

{ILINK:1} 북한 정권이 내부분열이나 외부의 힘에 의해서 조기 붕괴될 가능성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내부분열로 붕괴되는 일, 그럴 일은 없습니다.

김정일의 당과 군에 대한 장악력은 확고합니다. 28세에 차관급인 조직지도부 및 선전선동부 부부장, 33세에 장관급인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부장으로서 본격적인 지도자 수업을 받고 당을 확실하게 장악했으며, 39세인 1980년에는 최고 권력서열인 정치국 상무위원과 군의 중요정책을 관장하는 군사위원회 위원이 됐습니다.

이런 기반으로 1985년부터 당군정의 실질적인 통치자는 김일성이 아닌 김정일이었습니다. 그리고 1991년에는 군 최고사령관에 오른 것이지요. 김일성 사후 김정일은 북핵개발, 선군정치, 개혁개방을 세 가지를 기치로 내세웠는데, 북핵개발과 선군정치는 성공했습니다.

이제 개혁개방만 남았는데 동구권 몰락과 구소련 해체 후 경제 파트너가 없어지고, 김일성 사후 삼년 동안 취약한 경제기반, 홍수와 가뭄 같은 천재지변과 300만명에 이르는 기아자 속출로 그야말로 북한경제는 어려운 지경에 처했습니다.

김정일은 용케도 그 고난의 행군을 버텨오다가 드디어 1998년 DJ 정권 햇볕정책과 노무현 정권의 포용정책으로 우리 돈 9조원 가까운 원조를 받으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다소 극복했지요. 보다 구체적으로 우선 군부구테타에 의한 조기 붕괴 가능성에 대해 봅시다. 김정일을 둘러싼 친위그룹, 그들은 특권세력으로 바로 군입니다.

김정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미치광이가 아닌 통이 크고 용인술에 뛰어난 사람으로 군에 대한 확실한 컨트롤을 하고 있습니다. 선군정치의 역사가 김일성 사후 벌써 13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정일 정권이 군부쿠데타로 조기 붕괴된다. 이런 가능성은 없다는 거죠. 그럼 이제 북한 주민들의 폭동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대한민국이 풍요의 시대를 맞은 것은 1990년 대로, 이후 16년을 제외하고는 우리 역사에서 잘 살아본 적이 없어요. 조선시대만 보더라도 지금 북한주민보다 훨씬 못 살았지만 어려운 경제난으로 나라가 망하지 않았습니다.

북한도 심각한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주민폭동이 일어나 붕괴된다는 것, 상상할 수도 없어요. 더구나 전체정권하의 북한주민은 태어날 때부터 사상적 세뇌가 돼 있어서 쉽게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90년대 중반부터 수백만명의 기아자가 속출하고, 권력기반이 취약해지고 경제상황이 최악이었음에도 김정일 정권은 생존해 왔습니다.

설령 기아로 인한 폭동이 일어나더라도 초기단계에서 진압해 버릴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사회적 측면에서 탈북자들 문제인데, 그것도 우리 남한에서 볼 때 심각하지만, 북한에서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김정일 정권 조기붕괴가 불가능하다고 보지만 김정일이 자연사하는 경우에는 대비를 해야합니다.

그 기간이 앞으로 10-15년 정도, 그때 한반도 역사는 다시 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정일이 죽고 나서 삼대에 걸친 승계구도를 이루려면 지금부터 단단한 승계기반을 마련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간단치 않고 불가능해 보이죠. 그러면 어떤 구도가 나올까, 바로 미국과 중국이 접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2020년까지 경제우선정책으로 일관돼야 하고 스스로 경제자립기반을 키울 때까지 세계의 중심질서인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서 이득될 게 없으니 북한을 단독으로 접수하는 과감한 도전은 피하겠지요. 그래서 유엔 구상 아래 미국과 중국의 주도로 일본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즉, 해방정국의 재판 같은 신탁통치안이 제시될 것입니다.

그리고 5년 정도의 혼란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고 그때쯤이면 한반도에 통일 상황이 연출될 겁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북한은 신탁통치 5년을 받고 중립국화시키는 것이 강대국의 구상인데 그 5년 동안이 남한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남한이 주도하는 통일을 이루도록 한미공조체제를 확고히 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와의 이해도 확보해야 하죠. 독일도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미국의 절대적 신뢰를 받고자 하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어요. 프랑스와 영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제가 볼 때는 신탁통치 상황이 반드시 온다고 봅니다.

그러면 남한에서 통일 한국을 이끌 훌륭한 지도자가 나와야 됩니다. 통일의 주역을 맡을 지도자와 현명한 국민들의 판단이 앞으로 10년 내 한국 상황을 크게 변화시킬 원동력이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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