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와 6자회담의 전망
김정기(한나라당 노원병위원장)
시민일보
| 2007-02-06 19:38:24
{ILINK:1}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으로 핵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향후 북핵 문제의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현 부시 대통령의 대북관은 변함이 없습니다. 럼즈펠드와 볼튼 등 이른바 강경파들이 물러났다고 해서 부시의 대북관이 변화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부시 대북관은 본질적 차원에서 전혀 변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방식에 있어 약간의 변화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도 그러한 변화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부시 행정부의 임기가 끝나고 다음 대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결정적인 변화는 오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사이에 물론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게 당근으로 비쳐질 수도 있는 제안을 할 것이고, 또 동시에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들도 할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시소게임을 하면서 대외적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이 온건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 정도까지는 일정하게 반복되는 패턴을 보일 것입니다.
현 상태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오는 것은 부시 이후의 정권에서 가능할 것입니다. 2009년 1월 취임하게 되는 차기 대통령이 결국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국익에 영향을 주는 전략지역은 전후 줄곧 중동지역이었고 냉전체제가 해체된 이후 중앙아시아의 중요성이 점증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중동에서 이란이 호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핵을 개발하여 이스라엘에 위협을 가하는 상황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란의 핵은 북한의 핵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중동이 상대적으로 핵 확산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란이 핵을 만든다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시리아 등 주변국가의 핵 개발을 막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이란을 처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더욱 크게 느낄 것이고, 결국 이란과의 전쟁을 결심하게 될 것입니다. 중동에서의 미국의 전쟁은 독자적으로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게 될 것이고, 그 명분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얻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북핵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란을 공격한다는 것은 아무런 정당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차기 대통령의 정권 유지 차원에서도 이란과의 전쟁은 필요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미 국민들은 전쟁 중인 상황에서 지도자를 교체하는 것을 꺼려왔습니다. 부시 이후 당선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이란과의 전쟁은 필요할 것입니다. 결국 부시 이후 미 대통령은 2009년 말까지 북핵 문제를 진정성을 가지고 해결하려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이란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입니다.
이로써 김일성 사후 김정일이 내건 3가지 구호 즉, 선군정치와 핵 개발, 그리고 개혁개방 중 마지막 개혁개방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김정일이 생존해있는 한 우리나 미국 등 서방이 원하는 속도로 북한이 개혁개방을 추진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샬플랜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실행된다 하더라도 김정일의 엄격한 통제 하에 진행될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북한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변화를 겪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저는 북한 체제가 우선 안정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현 상황에서 김정일 정권이 붕괴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김정일 정권 이후 새로 들어서게 될 정권이 가지게 될지도 모르는 모든 불안 요소들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물론 우리의 힘으로는 힘들 것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힘을 모아 북한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노무현 정권이 그 정도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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