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정치로의 복권(下)
한나라당 진 영 의원
시민일보
| 2007-02-06 19:40:27
지금 우리 사회에는 정치가를 정치적인 거짓말쟁이로 여기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다 보니 정치는 불성실의 영역으로 전락되었으며 배반과 위선의 난무장으로 치부되는 상황을 엮어놓게 되었다.
나는 이렇게 된 정치의 현실에 허탈감과 함께 깊은 회한과 책임감을 느낀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표를 얻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외쳐대는 정치적 인기주의는 이제 선동주의를 넘어서 우리 정치를 천박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정치적 제스처나 위장된 돌출발언, 무책임한 행동, 그밖에 각종 이벤트성 정치 행위만이 난무하고, 깊이 있는 토론이나 정치적 번민이 외면되는 정치 풍토가 점점 더 우리 정치의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그 결과 순수하게 살아가려는 진실한 국민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지난날 우리나라 수십 년의 정치사가 그랬다 해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정치의 패러다임과 환경을 완전히 새롭게 혁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쓰고 있는 위선의 가면부터 벗어 던져야 한다. 이제는 순수하고 진실한 사람들이 정치를 이끌고 주도해야 하는 시대이다. 정치의 핵심적인 본질과 내용을 찾아서, 비록 힘들지만, 우리는 서서히 그곳을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정치 발전을 원한다면 책임감과 능력을 가진, 깨끗하고 진실한 사람들이 정치에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나는 이러한 심정에서 부정과 비합리적인 모든 것들을 고치고 싶다. 나는 어릴 때부터 정치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운명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지금 정치가의 끝자리에 서 있다. 그 자리에 서 있는 나에게 언제나 떠나지 않는 질문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너는 지금 어떤 정치를 하고 있는가?’ 이 물음에 직면할 때마다 나는 좌절할 때도 있었고 때로는 의기양양할 때도 있었다. 정치의 위선을 볼 때마다 절망해야 했고, 정치의 진실을 보았을 때는 희망을 느꼈다.
정치라고 해서 국민의 요구를 무조건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들의 요구도 시대와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얼마든지 잘못된 것으로 변할 수 있고, 특정 정치가들의 선전과 선동의 대상물로 전락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정치가는 먼저 국민의 요구가 올바른지, 그 요구의 이면적인 성격이 무엇이며,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도 생각해 보고 난 뒤 비로소 정치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이 항상 나를 감돌고 있다. 나는 이 물음에 자문할 때마다 자신 없는 대답에 혼돈을 느낄 때가 많다. 우리의 정치는 정치가 서 있어야 할 본질적인 자리와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정치를 통해 특권을 장악하고, 돈을 벌고, 위세를 누리면서, 정치의 힘으로 미운 사람을 벌주고, 다른 사람을 억압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속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 정치는 올바른 정치로 나아갈 수 없다.
나는 역사 책 읽기를 좋아한다. 역사 책을 읽을 때마다 우리 정치를 생각하게 되었다. 역사 속에서 신라, 고려, 조선, 식민지 시대, 최근의 해방 이후까지 우리 정치에서 과연 몇 번이나 모두 다 함께 기쁨을 누렸던 적이 있었던가? 모두가 하나 되어 한판의 신나는 축제처럼 정치가 행해졌던 세월이 우리 역사에서는 얼마나 있었던가?
좀처럼 그 대답을 찾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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