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품이 리더십이다

김 광 용(미래리더십연구소장·정치학박사)

시민일보

| 2007-02-11 17:48:51

{ILINK:1} 한 노인이 급하게 기차를 타다가 신발 한 짝을 플랫폼에 떨어뜨렸다. 이미 기차가 출발했기 때문에 내려서 다시 신발을 주울 수 있는 시간이 없었던 그 노인은 자신이 신고 있던 나머지 신발 한 짝을 재빨리 그곳으로 던졌다. 곁에서 이 모습을 본 사람이 신발을 왜 던지느냐고 그 노인에게 물었다.

“신발은 두 짝이 있어야 하지 않소. 내 신발 한 짝을 던져주어야 신발을 주운 사람이 신지 않겠소”라고 대답했다. 그 노인이 바로 인도의 위대한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이다.
미국의 제26대 대통령을 지낸 시어도어 루즈벨트 역시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리더로 유명하다.

대통령관저에서 함께 살았던 제임스 아모스라는 그의 시종이 밝힌 감동적인 일화가 이를 증명한다. 언젠가 메추라기를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아모스의 아내 애니가 대통령에게 메추라기에 대해 물었는데 루즈벨트는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며칠 후 아모스의 집으로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해서 “안녕, 애니, 지금 당장 창문 밖을 내다봐요, 메추라기가 앉아 있으니”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자기와 같은 하인에게도 항상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고 이렇게 세밀한 배려를 해주니 나의 영웅일 수밖에 없다고 아모스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성공한 리더가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무엇보다도 ‘존경할만한 인품’을 가지는 것이다.
존경할 만한 훌륭한 인품을 가진 리더라면 간디처럼 늘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가슴을 가지며 루즈벨트 대통령처럼 사람을 지위나 겉모양에 의해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인간적으로 대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리더의 곁에는 늘 사람이 따른다.

그런 리더는 통상 부하나 직원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고 미래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를 하며 본인의 관심사만큼이나 부하들의 관심사를 살핀다. 현명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을 인정해주고 그들을 인격적으로 대해 준다면 그 리더의 곁에는 훌륭한 구성원이 기꺼이 머물러 있을 것이다.

성공하는 조직에서는 리더(leader)와 구성원(follower)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열정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므로 성공하는 리더의 첫 번째 조건은 당연히 주위에 인재가 모이도록 하는 ‘훌륭한 인품’이리라.

성공이란 무엇인가? 미국의 사상가이자 시인인 랠프 월도 에머슨은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평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 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인생에 있어서의 진정한 성공이라고 설파했다. 한 인간으로서의 성공이 그러할진대, 온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가의 성공은 말할 것도 없다.

21세기의 정치적 리더를 꿈꾸는 사람은 국민을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할 미래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그 첫 번째 조건이 바로 훌륭한 인격을 갖추는 것이다. 특히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불신이 ‘편견’이었음을 실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정직성과 성실함이 있어야 한다. 세계화와 지식정보화 시대를 선도할 뛰어난 비전과 실력을 갖추되 재주보다 덕이 앞서야 하고 타인에 대해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가슴을 가져야 한다. 그리하여 궁극에 가서는 간디처럼 인품을 토대로 한 휴머니즘이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까지 승화될 수 있어야 진정으로 큰 지도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12월 대선에서 뛰어난 실력과 능력을 갖춘 사람도 좋지만 무엇보다 존경할만한 인품을 갖춘 이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민들은 대통령 후보들의 이미지보다 살아온 삶 전체를 살펴 판단의 근거로 삼아 현명하게 권리를 행사해야할 것이다. 대통령은 수 만 가지의 정책들을 결정해야 하는 자리다. 이것에 대해 국민들이 일일이 감독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리더를 판단하여 선택하는 것이 국민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이번 대선에서 나의 판단기준은 대통령 후보들의 화려한 말이나 이미지가 될 수 없다. 오로지 그들이 지나온 삶과 현재의 행실을 통해 드러나는 각자의 인격이 그 기준이 될 것이다. 위대한 리더십은 곧 훌륭한 인품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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