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leader는 reader다

김광용 미래리더십연구소장, 정치학박사

시민일보

| 2007-03-04 17:33:57

{ILINK:1} “모든 독서가(Reader)가 다 지도자(Leader)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지도자는 반드시 독서가가 되어야 한다.”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이다.
존 F, 케네디 대통령도 “리더와 독서는 떼려야 뗄 수 없다”라는 말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도 책읽기를 무척 즐긴 독서광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나 소프트 뱅크의 손정의 회장 그리고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과 같은 세계적인 인물들도 모두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알려진 리더들이다.

독일문호 마틴 발저가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부터 만들어 진다”고 말한 것처럼 사람은 어떤 종류의 책을 얼마나 많이 읽고 또 얼마나 사색했느냐가 그 인간성 형성에 참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어릴 때부터 좋은 책을 접하고 좋은 독서습관을 가지는 것은 그들이 훌륭한 인격을 갖춘 인간으로 자라거나 혹은 미래의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는 토양이 될 것이다.

‘책읽기를 게을리 하는 국민들에게 미래가 없듯이, 도서관 짓기를 게을리 하는 사회에도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필자는 고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과 함께 책이 없어 읽지 못하는 거제의 도서벽지에 마을문고를 설치하는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용돈을 모아 책을 샀고, 목공소에서 책장용 합판을 사서 책장을 짜 기증했던 기억도 난다. 이후 ‘독서운동회’를 만들고 ‘지하철문고’를 설치하는 일도 함께 했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소규모 도서관이 마을마다, 지역사회마다 곳곳에 갖추어져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입시나 취업을 위한 유료 독서실은 많으나 소규모 공공도서관은 아직도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오늘날 지방자치단체가 가장 신경 써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마을마다 소규모 도서관을 갖추어 지적이고 교양 있는 문화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공공건물을 지을 경우 반드시 소규모 도서관을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신축되는 동사무소 등 모든 공공건물의 1개 층은 소규모 도서관으로 만들고 책과 열람실을 마련하여 아이들과 어머니, 청소년이나 주민들이 쉽게 이용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미래지향적 사업이 될 것이다. 또한 송파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관내 학교의 도서관시설을 주민들에게 개방하도록 유도하고 그 학교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도 바람직한 대안으로 생각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자녀의 학교 성적보다는 올바른 품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 자녀와 대화를 많이 나누는 부모 밑에서 자란 학생이 오히려 학업 성적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훌륭한 품성을 길러 주는데 독서만큼 좋은 것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의 접근성이 높은 곳에 소규모 도서관을 지어 아이와 엄마가 함께 좋은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놓는다면 인품형성이나 학업향상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밭이 있어도 갈지 않으면 곳간이 비게 되고/
책이 있어도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게 되네/
곳간이 비어있으면 세월이 고달프고/
자손이 어리석으면 예의와 멀어 지네/
일하지 않고 가르치지 않아서 그리 된 것이라면/
이것이 부형의 책임이 아니고 누구의 것인가/

이것은 아이들의 공부는 부모책임이 크다는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백낙천의 시다.

아이들 교육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물론 부모에게 있다. 그러나 민선지방화시대의 경우 아이들이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의 책임은 교육당국과 자치단체에도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전국의 246개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지식기반사회에서의 성공과 교양있는 민주시민의 양성을 위해 소규모 도서관 짓기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 추진한다면 우리 국민의 지적·문화적 수준은 놀랄 만큼 비약할 것이다.

인재의 소중함을 알고 미래를 걱정하는 지방화시대의 현명한 리더들이라면 그리고 스스로 책읽기를 즐기고 독서의 중요성을 아는 리더라면 이 나라의 백년대계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도서관 짓기 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든 리더(leader)는 리더(reader)’였음을 상기한다면 이 사업에 대한 강력한 추진을 마다할 ‘리더’(leader)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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