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밖의 과제들(下)

한나라당 진 영 의원

시민일보

| 2007-03-05 15:41:34

세 번째, 분권체제의 확립을 강조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중앙집권적이며 지방분권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의 지방자치제는 말뿐이지 사실상은 중앙집권제의 보완 형식에 불과하다. 중앙정부에서 내려 보내는 교부금 형식의 재정 지원이 없다면 지방자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의 상태로는 지방자치의 규모도 문제이고, 구체적인 내용도 문제이다. 단순히 지방자치를 형식적으로 마련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상적으로 지방자치가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지방의 ‘지역감정’이 ‘지역사랑’이라는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지역감정의 역기능만을 말하는 것은 상황을 올바로 보지 못한 결과이다. 지역감정이 없는 나라는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역기능을 해소하고, 기능적이고 바람직한 ‘지역사랑’으로 한 단계 발전시키는 길은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고치는 것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자율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지방분권체제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네 번째, 국민들의 균등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우리나라에서 국회의원이 되면 4년이 보장되고,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임기 동안 절대권의 행사자가 된다. 이것을 막기 위해 국민청원, 국민소환, 국민발의가 제도적으로 확립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적어도 그렇게 되어야만 상설적이고 항시적인 국민참여가 균등하게 이루어질 수 있고, 국회의원과 국민 사이의 간격이나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간격도 사라진 모두가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개혁정치’의 실현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문화시민을 강조하고 싶다. 나는 우리나라를 문화의 나라로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는 경제강국이 최고의 가치였다면 앞으로는 문화강국이어야 한다. 나는 러시아와 동유럽을 돌아보면서 도시 전체가 보여주는 문화적 깊이에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백성들의 시대적 고통도 한 폭의 그림으로 느낄 수 있고, 순수한 영혼의 위대함도 한 곡의 음악으로 느낄 수 있다. 예술을 사랑하는 그들의 삶의 질이 우리보다 높아 보였다. 문화는 우리 삶의 양식이다. 그 안에 정치, 경제, 사회가 다 들어 있다.


앞으로는 경제력 향상에 걸맞게 문화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 문화를 육성하고 전략화해야 한다.

이제는 나의 이야기를 끝내야 할 순서이다. 나는 ‘희망의 정치’를 이야기했다. ‘희망의 정치’를 꽃피우는 것이야말로 우리나라를 19세기적인 닫힌 사회로부터 21세기적인 열린 사회로 나아가게 하는 기본적인 흐름이라고 확신한다. 정상적인 정치를 살려낼 수 있어야 하고,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사회를 제 기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화를 다원적이고 멋있게 균형감 있는 가치로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치, 새로운 경제, 새로운 사회이다. 그것은 바로 ‘희망의 정치’에서만 가능할 뿐이다. 나는 ‘희망의 정치’를 꿈꾸면서 내가 그처럼 그리워했던 ‘만파식적’의 고운 음율이 널리 퍼지는 그 화평의 새 천지가 ‘희망의 정치’에서만 들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는 우리의 정치가 국민의 꿈을 실현하고,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고, 국민의 억압을 해결해 주는 새로운 장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나는 내가 정치의 끝자리에 선 의미를 가치 있게 바라볼 것이며, 심훈의 ‘그날이 오면’이라는 시구처럼 만파식적의 음율에 따라 두둥실 한바탕 춤을 추리라. 민족의 내일을 기리며 지난날의 역사를 위무하여 오늘의 의미를 바로 새기는 그 춤사위 속에 나의 기쁨은 배로 늘어날 것이다. 그러기에 지금 나에게 ‘희망의 정치’는 또 다른 기원이다. 영원한 기원이자 당장이라도 실현해야 하는 기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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