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으로 무장한 리더가 필요하다
김정기(중국북경대학 연구교수)
시민일보
| 2007-03-21 18:13:23
수천년 동안 자기들의 땅을 빼앗기고 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 그들만의 시오니즘도 한 방울의 물에서 시작해 거대한 태평양 상의 물을 이루어서 그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실질적인 힘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유대인들의 노력들로 전세계에 흩어진 그들을 하나로 묶어 그들보다 수적 우위를 자랑하는 중동의 아랍 국가들에 대항하여 팔레스티나 땅을 굳건히 지켜가고 있다. 우리도 전 세계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만 600만이 넘는다. 이들 해외동포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한민족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으면 이전의 유대인이 창출해냈던 엄청난 결과를 우리도 얻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민족에 앞서는 성취를 위하여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피땀 어린 노력을 계속해야 하겠지만 결코 선민사상으로 지탄 받는 이들 유대 민족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며, 배타적인 민족지상주의자로 지구가족의 경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구촌 모든 민족과 격의 없는 이웃으로 함께 미래를 개척하는 훌륭한 이웃, 훌륭한 가족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민족의 아름다운 협동과 생명존중의 정신 그리고 평화 애호사상을 실천함으로써 우리 민족이 사는 땅은 그곳이 어디든 평화의 낙원으로 변화시키는 선도적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한민족 통합의 길을 추구해 나가는 일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라고 볼 때, 통합 없는 분열의 시대를 계속해서 번복해 나가면 한민족의 미래는 더 이상 발전이 없다. 최근 들어서 통합의 장애요인들이 사방팔방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역사의 축을 뒤로 되돌리려고 하는 반역적인 일들이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정치문제, 남북문제 등 수많은 갈등구조가 산적해 있지만, 오십년이 걸려도 백년이 걸려도 화합과 발전을 통한 한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창출하겠다는 꿈을 가져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은 정보기술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며, 바야흐로 정보기술 시대가 도래해 엄청난 풍요를 누리며 살고 있지만 세계 주류질서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힘을 키워 나가야 한다. 그래서 한민족의 통합을 이루어 우리의 미래를 밝혀가는 에너지를 축적해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사회는 한민족 통합시대를 맞이할 시기를 대비하여 국민적,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변화를 준비해 나가야 함은 마땅하다. 물론 지금도 그 어떤 나라보다 잘 진행돼 가고 있어서 2020년 정도면 명실상부한 국민소득 3만달러의 선진국이 될 것은 분명하다. 그 어떤 발전된 나라나 사회든 그 시대를 대표하는 시대정신이 있었다.
나는 그것을 조선시대 선비정신에서 찾고 싶다. 21세기에 웬 선비정신이냐고 의문을 가질지 모르지만, 정보기술시대에 필요한 덕목은 투명성과 독창성에 있다. 조선시대 선비정신의 요체는 바로 도덕성과 주체성이다.
다음으로 조선시대 선비정신 중 주체성이란 쉽게 말해 우리 것을 지키고 존중하는 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소위 우리 한글에 대한 존중, 전통 문화와 종교 등에 대한 존중을 말하는데, 그 속에는 우리의 혼이 들어가 있어서 조선시대 선비정신인 주체성은 독창성을 바탕으로 한다. 정보기술시대에는 뭔가 한국적인 특색을 가진 독창성을 발휘하는 정신을 갖춰야 할테다.
이렇듯 선비정신의 요체인 도덕성과 주체성은 21세기 정보기술시대에 걸맞는 투명성과 독창성의 바탕으로, 이것을 시대정신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대정신을 갖추지 못하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는 없다. 지금 상황으로 보자면 한국의 리더 그룹들은 보통사람들에게 어떤 비전도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서 올바른 시대정신 즉 선비정신을 정착시키기 위한 새로운 리더 그룹이 양산되어야 할 것이고 그들을 중심으로 시대정신을 갖추는 작업을 일구어 한국중심의 세계질서를 창출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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