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벤을 향해 (6)
정인봉(변호사) 譯
시민일보
| 2007-04-02 16:33:21
마가렛의 생활은 다트포드 지구의 보수당 후보자가 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먼저 런던에서 북쪽으로 기차로 한 시간이나 걸리는 콜체스터(Colchester)의 공장 근무를 그만두고, 런던 시내의 해머스미스(Hammer smith)에 있는 ‘J 라이온 사’의 연구부문으로 옮겼다. 또 집도 다트포드로 옮겼다. 그녀를 지지하는 지구 지부장 레이 울콧(Ray Woolcott)씨 부부가 자택의 방 하나를 제공해 주었다. 그들은 자식이 없었던 것이다.
오전 6시35분 버스를 타고 역에 가서 7시 10분의 런던 차링크로스(Charing Cross) 행 열차를 타고 J 라이온 사에 도착한다. 그리고 차링크로스 역 발 오후 6시8분 전차로 다트포드에 돌아와, 즉시 선거를 위한 정치 활동을 하는 생활을 마가렛은 2년간 계속했다. 밤 동안의 활동은 그녀의 정치적 의욕을 충분히 채워주었다. 보수당 각 지부에서의 연설회, 모금을 위한 강연회, 선거 준비 협의---마가렛은 모든 것에 전력 투구했다. 그녀에게는 대충이란 것, 미지근한 것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역시 보통의 정치가와는 전혀 달랐다.
정치가 중에는 이론적으로 정연하게 매사를 처리하려는 타입과, 큰 문제에서는 확실한 태도를 보이더라도 보통은 ‘좋도록 조치하게’ 하는 식으로 대범함을 보이는 타입이 있는데, 그녀는 전자의 타입이었다. 게다가 정력적이고 정열적이며 문제가 생기면 맞서는 타입이었다.
다트포드에서의 선거 준비 기간 중 마가렛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 것은 명 외무장관으로 이름을 날리고 나중에 수상이 된 앤터니 이든(Anthony Eden)을 맞이한 연설회였다. 이든의 내방은 현지 보수당 지부를 감격하게 만들고 분발하게 했다. 마가렛은 이든의 단정하고 침착한 대화 스타일에서 보수당에게 미래가 있음을 느꼈다. 동시에 이든을 전송하기 위해 많은 보수당원들과 역의 플랫폼에 섰을 때, 옆에 있던 코가 높은 당원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의 존재는 그녀의 뇌리에 확실히 새겨졌다. 그 사내야말로 옆의 선거구 벡슬리(Bexley)의 보수당 후보로 미래가 기대되던 나중의 수상 에드워드 히스(Edward Heath)였다. 그가 장래 영국의 지도자가 되어 그녀와 결정적으로 대립하여 서로 싸우게 되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 단지 이 단정한 얼굴의 사내에게서 그녀는 이든과는 다른 이질적인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든은 지금의 보수당을 몸으로 나타내는 존재였으나, 옆의 사내는 미래적인 무언가를 지니고 있었다. 대처가 그 사내에게서 무언가를 느낀 것은 그녀의 정치적 본능의 날카로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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