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선거참패

박 태 우(푸른정치연구소)

시민일보

| 2007-04-26 20:03:00

4.25 재보선의 결과가 그 동안 재보선 불패의 신화를 기록한 한나라당에게 참패(慘敗)의 기록을 주었다.

과거의 안일한 패권적 권력지향성을 버리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백성들의 당(黨)이 되어서 지역주의(regionalism), 그리고 파벌주의(factionalism)의 색채를 과감히 버릴 것을 주문해온 필자와 같은 사람들의 외침을 무시한 오만과 독선의 결과인 것이다.

이번의 선거결과를 통해서 우리는 또 다시 백성들의 마음은 흐르는 강물처럼 항상 흐르고 있는 것이며 자신들의 독선과 오만에 몰입된 정치세력들에게는 큰 국민들의 축복이 있을 수 없음을 다시 재 확인시켜 준 것이다.

지난 4년여의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철저한 선거결과로 심판하여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 준 국민이 이제는 오만과 독선으로 권력투쟁에만 몰두하고 국가와 나라의 백년대계(百年大計)마련에 대한 진정한 청사진 제시에 성실하지 못한 한나라당을 심판한 것이다.

물론 민주주의의 제도상 결점으로 모든 국민들의 마음을 다 담아 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서 민심(民心)의 흐름은 확인하는 투명한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특히나 충청권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은 올 해의 대선정국에 충청권의 표심을 모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사실 50%가 넘는 압도적인 정당지지도와 두 대선주자의 국민적 인기도가 이 번 대선에서도 표로 연결될 것이란 순진한 기대를 한 당의 선거 전략도 문제이지만,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수용하려는 열린 정당운영, 인재영입의 참신성, 공천제도의 민주적 투명성, 그리고 파벌을 떠난 공명정대한 당의 경쟁시스템 운영 등에서 철저하게 실패하고 있는 반증(反證)인 것이다.

이래서 한나라당은 더 정신을 차려야 한다.

노무현 정권이 국민들의 말을 듣지 않고 오만과 독선으로 국민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아온 것을 교훈삼아서 지금부터라도 야당의 대표적인 위치에 있는 한나라당이 더 정신을 차리고 국민들의 목소리 청취에 더 내려가야 하는 것이다.

힘을 모으는 덧셈 정치를 해서 정권교체라는 크나큰 역사적 책무(責務)를 완수해야 하는 큰 짐을 진 한나라당의 당직자들과 두 대선후보는 선의의 경쟁으로 당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로 올 해의 대선을 치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선캠프들의 계파가 줄 세우기를 자제하고 지금부터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공명정대한 작업을 공개적인 당의 운영노선으로 전환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국민들이 공감하는 자질 있고 준비된 새로운 인재의 영입에 더 많은 공을 들여서 덧셈정치의 본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러고도 정신을 못 차리는 한나라당이라면 올 해의 대선에서도 국민은 한나라당에게 더 큰 시련을 안겨줄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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