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자신을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 그 필요는 다른 누군가의 필요와 때로는 충돌할 때도 있을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모든 인간관계에는 협상이 필요하게 되어 있다. 협상이란 자신의 필요와 친구, 혹은 이웃, 동료 및 그 밖의 사람들의 필요 사이에 합리적으로 균형을 맞추어 가는 과정이다.

어떠한 협상을 실제로 시작하기 전에 잠시 앉아서 협상의 결과로 인해 자신이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따져보는 것이 좋다. 당신 자신의 필요는 무엇인가?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가? 협상을 함에 있어 어떠한 상황으로 결론짓고자 원하는가? 냉철한 이성으로 따져 보아야 하는 것이다.

다음의 사실을 인정하자. 공동체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해 나감에 있어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들과 공존해야만 한다. 각기 이기적이 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타협하지 않고 홀로 살아가기란 지극히 힘들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또한 일생에서도 마찬가지고 공존의 방식으로서 자주 유연해져야만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른 이의 필요에 따르기 위해 우리 자신의 필요를 줄여야 할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완전히 분석하기 전에는 효과적으로 협상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즉 철저한 자기 분석이 필요한 것이다.

자기분석을 하려면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 협상의 결과로 무엇을 원하는지, 당신이 절대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종이 위에 적어 보는 것이 좋다. 이 목록은 협상의 모든 측면이 정확히 원하는 바대로 이루어지도록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협상에 있어 좋은 결과를 얻어 낼 수 있는 방법이므로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학공부를 할 당시였다. 일반주택은 페인트가 낡으면 집 자체가 낡고 우중충해 보인다. 나는 이 집을 더욱 안락하게 만들기 위해서 페인트칠을 다시 하기로 결정했다.

공부하던 무렵이었으므로 나는 페인트칠을 하는데 있어 50만 원 이상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식에 따라 일이 진행되게끔 해야 했다. 일할 사람들에게는 페인트를 제공할 것이고, 작업은 나와 내 가족의 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소한 3일 안에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 일에 있어서 내 소망의 목록 같은 것이었다.

나는 한 번도 페인트칠하는 사람에게 일을 시켜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우선 친구와 이웃들에게 일을 시킬만한 사람을 수소문했다. 이곳저곳의 정보를 종합해 본 결과 직업적으로 칠하는 사람들의 인건비가 놀랄 정도로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집을 칠해 주는 댓가도 이미 정해져있었다. 내 친구 중 여럿은 자신들의 집을 칠해준 사람들을 추천했다.

나는 추천받은 몇몇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처음 전화한 회사는 약속한 시간에 직원 한 명이 페인트 색 샘플을 담은 책을 들고 우리 집으로 왔다. 그는 나와 함께 줄자를 들고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점검을 하였다. 마실 차를 준비하는 동안 그는 거실에 앉아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리며 숫자들을 메모지에 쓰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원하는 색깔로 집 전체를 칠하는 데 드는 비용은 350만원이 듭니다. 선생님이 괜찮다면 화요일부터 일을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의자에서 굴러떨어질 뻔 했다.

“페인트 칠을 하는데 그렇게 비용이 많이 드나요?”

내가 페인트 칠을 하는데 예상했던 금액은 50만원에 불과했다. 아무리 협상해도 350만원을 나의 목표치인 50만원으로 깎을 수는 없었다. 두 수치의 간격은 너무나 컸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명함을 받은 후에 조만간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짧게 이야기하자면 나는 또 다른 두 업자에게서도 견적서를 받았고, 그들 또한 3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불렀다. 나는 집을 칠한다는 계획 자체를 연기했다. 훨씬 더 적은 돈으로도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견적서대로 지불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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