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자 하는 욕구가 커질 때를 주의하라 (2)
김정기(국제변호사)
시민일보
| 2007-05-10 19:13:26
사실 집 주인은 그리 크지도 않은 집이기에 비싸게 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집주인은 이연우 씨 부부가 자신의 집을 다른 집들과 비교하는 것을 듣고 나서는 그의 집이 자신이 추측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값어치를 지녔다는 생각을 갑자기 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가격보다 훨씬 높게 부를 수 있게 되었지만 이연우 씨 부부는 그러한 사정을 전혀 알지 못했다.
결국 이연우 씨 부부는 자신들이 생각하지도 못하고 내뱉었던 말들로 인해 실제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그 집을 구입 할 수 밖에 없었다. 반대로 집 주인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가격보다 더 비싸게 집을 팔았던 것이다.
만약 이연우 씨 부부가 집 주인 앞에서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면서 집이 별로라는 듯 행동했다면 아마 집주인은 안달이 나서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가격보다 좀 더 싸게 불렀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실수를 인정 할 수 밖에 없으며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의 필요와 욕심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내지 말아라. 그것은 곧 집착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지나친 집착으로 인해 손해보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집착은 곧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 젊은 부부의 실수에서 배울 수 있는 협상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상대방에게 당신 자신의 필요가 얼마나 간절한지 모르게 하라. 이는 곳 협상에서 힘과 주도권을 내주는 격이다. 한 번 상상해보라. 위에 말한 부부가 그 집을 돌아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침실이 고작 2개밖에 없잖아. 아이들이 쓸 방이 모자라서 불편하겠어.”
마찬가지로 젊은 아내가 다음처럼 말했을 수도 있다.
이 같은 말을 했다면 집을 파는 사람에게 자신이 팔 물건에 대한 확신을 흐리게 하여 처음 불렀던 가격에서 조금 더 낮추게 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키게 하지 않는 것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을 즐겨라, 그러나 너무 지나치게는 말아라. 협상 시에 목적하는 바를 얻고자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목적하는 바,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하는 것이 협상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협상에 실패 했다고 해도 너무 실망하지 말아라. 큰 고기가 낚시 줄을 끊고 달아났다고 해도 결코 실망해선 안 된다. 바다에는 다른 고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연우 씨 부부는 그 집만이 그들이 찾고자 하는 유일하게 좋은 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현실적으로 말해 모든 집은 각기 장점과 단점이 있는 법이다. 그들이 꾸준히 살펴봤다면 틀림없이 그들의 필요를 만족시키면서도 자신들의 예산 범위 안에 있는 집을 찾아냈을 것이다.
얻고자 하는 것에 너무 집착하면 상대방이 생각하는 것을 명확하게 보지 못한다. 집을 돌아 볼 때 자신들의 흥분을 너무 명백하게 드러냄으로써 이연우 씨 부부는 자신의 감정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집착은 곧 더한 집착을 낳기 때문이다.
훌륭한 협상가들은 나 자신의 지나침을 항상 경계한다. 그보다 앞서 상대방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상당히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자신의 목표에 너무 열중하는 사람들은 남의 말을 그다지 열심히 듣지 않는다. 즉 상대방의 말을 소홀히 듣기에 상대방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느끼는 데 실패한다.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이연우 씨 부부는 적당한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던 것이다.
지나친 집착이 계속되는 상황은 고통이 된다는 것을 언제나 명심하여야 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