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똑바로 모셔라!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

시민일보

| 2007-05-13 17:04:02

{ILINK:1} “이거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 기준이 뭐지요? 아니 이번 남북 철도 시험운행의 가장 큰 공로자를 탑승자 명단에서 갑자기 제외한 이유가 뭡니까? 지난 2005년 정동영-김정일 면담에서 가장 심도있게 논의되고 그 결과 시험운행까지 하게 되었다면 당연히 전직 통일부장관으로서 역사적인 시험운행에 당연히 참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아침 이재정 통일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따져 물었다.

“저희도 정동영 전 장관의 시험운행 열차 탑승 여부를 막판까지 고심했는데 결론적으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우선 6.15 정상회담 관계자와 전직 통일부 장관들을 중심으로 탑승자 명단을 정했습니다. 정의장은 대선주자이고....그래서 아무튼 정동영전 장관에게는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정의원께서 잘 말씀 좀 전해주십시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답변이었다. 어젯밤 청와대에 전화를 걸어 경위를 물었으나 묵묵부답 답이 없어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참으로 유감스럽다. 나는 가끔 지역에서 황당한 일을 겪곤 한다. 구청 행사에 참석하면 어떤 때는 국회의원이 왔다는 소개는 물론 자리도 없고 축사나 인사말을 빼서 난감할 때가 많았다. 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미우니까 고의로 모욕을 주는 경우이다. 그러나 이런 행위로 손해를 보는 것은 한나라당이다. 구민들이 왜 국회의원 인사말을 시키지 않냐?고 종종 구청쪽에 항의를 하곤 한다. 나는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선거를 치러 당선됐지만 당선이후는 마포구민의 전체를 대표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다. 구민들은 이것을 잘 알고 있다. 인간 정청래가 모욕당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뽑아준 구민들 자신들을 모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재정 장관에게 한나라당 구청장이 마치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 축사 시키지 않는 듯한 청와대의 이러한 ‘치사빤스’같은 밴댕이 소갈머리 같은 옹졸한 행위는 잘못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물론 이재정 장관은 그런 것은 아니니 오해없기 바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문제는 통일부 차원이나 대통령이 명단을 넣고 빼고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처사로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측근 비서그룹 간신들이 문제라면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을 똑바로 모셔야 한다. 일련의 사태로 ‘정동영’이 아무리 밉더라도 유치원생 토라지듯 이렇게 하면 안 된다.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유아적 응석일 뿐이다.

다음은 5월12일자 한국일보 기사이다.



정치인은 배제했다고 하면서 분명 정치인들이 포함이 되었고 심지어 한나라당 국회의원도 버젓이 포함되어 있다.

이 회담에서 정동영 전 장관이 제안했던 것이 열차시험운행이었고 9.19남북 공동성명이었다. 지금 6자회담과 북-미 대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문제가 이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었던 것이다. 9.19 공동성명의 네 번째 조항,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문구는 정동영의 아이디어였던 것이다.

작년 북핵위기 이후 긴장되었던 남북관계가 다시 6자회담과 북-미대화로 이어지고 남북 열차 시험운행이라는 쾌거로 가는 다리를 놓은 것은 누가 뭐래도 ‘정동영’이다.

개성공단의 정착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업적이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참여한 손기정선수는 서울역에서 기차표를 사서 기차를 타고 베를린에 도착했다고 한다. 이제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평양을 거쳐 파리 런던까지 갈 날도 머지않아 있을 것이다. 결코 꿈속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5월22일 자신의 통일부 장관 재임시절 경험했던 ‘통일일꾼’의 구상을 담은 ‘개성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이라는 풀판기념회를 연다. 통일부 장관으로 남북열차 시험운행과 개성공단의 성공적 정착을 이루어냈던 기억과 한반도의 불루오션은 개성공단과 남북 열차의 연결이라는 희망을 역설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이번 역사적인 남북열차 시험운행에는 밴댕이 청와대의 간신들의 훼방으로 탑승하지 못하게 되었다. 잔치 날 준비하고 잔치에는 초대받지 못하게 된 셈이다. 건물 지어놓고 준공식에는 초대받지 못한 꼴이 되었다. 그러나 정동영이 개성에서 실은 승객들은 파리까지 무사히 도착할 것이다. 그때는 통 크게 청와대 간신들도 태워 줄테니 걱정마시라. 그러나 똑똑히 기억하시라. 국가차원의 경사에 지엽말단적인 사적인 감정을 이입해서 일을 망치는 일을 되풀이 하지 말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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