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생활에 대한 정보는 중요하다 (3)
김정기(국제변호사)
시민일보
| 2007-05-24 19:38:57
협상하는 상대방과 어떠한 개인적인 교류도 형성할 기회 자체가 없을 때가 있다. 상대방을 알아나갈 시간이 충분치 않거나 상대방이 개인적 유대를 형성하기가 어려운 사람일 수도 있다. 상대방과 친분을 쌓지 못했다 하더라도 포기하면 안 된다. 상대방이 냉정하거나 반응이 없어 보인다고 포기하지 마라. 자연스러운 기회가 조성이 될 때마다 그 사람과 온정이 담긴 친절한 잡담을 나누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항공회사에서 일했던 김준영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최근에 회사에서 겪었던 협상 경험에 대해 그와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아주 중요한 경험을 하였는데 바로 협상할 상대방에 대해 진실하게 아는 것이었다.
김준영씨는 항공회사내에서 기술서적 출판 관리자로 일하고 있었다. 김준영씨 부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제품의 사용자용 매뉴얼을 쓰는 일을 했다. 그의 부서에서는 당연히 이 매뉴얼을 출판할 필요가 있었다. 회사의 출판부서는 회사 밖의 개인 시설과 비교했을 때 작업 속도도 느리고 비효율적이었다. 김준영씨는 직장상사에게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출판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 회사 가까이 있는 퀵-프린트숍에 전화를 했다. 그 회사의 주인은 그 날 오이영수씨 였는데, 그는 진실로 친절하고 정감 어린 사람이었다. 그는 매우 예절바르게 행동했고 자신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그는 출판업체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그러나 이 사업에서 꼭 성공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네 부부가 아침부터 밤까지 회사에서 일하는 까닭에 어린 딸은 할머니가 돌본다며 안타까워했다. 즉 출판사업이 이영수씨의 삶의 중심이었던 것이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김준영씨는 이영수씨가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준영씨는 그를 만나기 이전에 인쇄 관련 업무에 관한 것은 회사 내의 출판부로 넘기곤 했었다. 회사 내의 출판부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종이를 원하는지, 어떤 식의 제본을 원하는지, 표지는 어떻게 할 것인지 따위의 질문에 대해서 물을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영수씨와 일하게 되면 그런 사소한 것까지 김준영씨가 다 신경 써야 할런지도 몰랐다. 김준영씨는 자신이 출판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와 다름없다는 것을 밝혔다.
이영수씨는 첫 번째 매뉴얼을 제시한 그 가격에 정확히 시간에 맞추어 내놓았다. 게다가 그 책들은 인쇄가 무척 아름답다고 느껴질 만큼 잘 되었다. 어떤 색과 종이를 쓸 지에 대하여 그가 내놓은 조언은 매우 훌륭했던 것이었다.
인쇄업자 이영수씨는 김준영씨의 필요를 이해했음에 틀림없다. 그는 이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그 필요를 만족시켜려 애썼다. 마찬가지로 김준영씨는 이영수씨를 새로이 시작한 사업에서 성공을 일구고자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으로 본 것이다. 그것은 진실이 통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영수씨나 김준영씨 둘 중에 한 명 이라도 가식으로 상대를 대했다면 이 협상은 그리 좋은 진전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진실하고 다정한 협상은 언제든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것임을 명심해야한다.
협상하는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기대를 가져라. 그들이 당신에 대해서 편안하게 느끼고 친절하게 느끼리라 기대하고, 그들을 따뜻하게 대하라. 그들이 당신의 친절에 반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포기하지 마라. 당신의 친절을 상대방이 모를 리 없다.
상대방이 계속해서 냉랭하고 마음을 닫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모든 협상에 임할 때는 항상 인간적 친절을 포기하지 마라. 진실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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