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닝 가 10번지를 목표로 (9)

정인봉(변호사) 譯

시민일보

| 2007-06-11 16:50:44

대처가 한창 당수 선거 속에 있을 때, 딸 캐롤도 런던 대학에서 한창 졸업시험 중이었다. 대처는 밤 늦게 집에 돌아온 순간 어머니가 되어 딸에게 차를 준비하고 무언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는지 딸에게 물었다. 대처는 딸에게 어떤 종류의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교육장관 당시 대처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딸 캐롤에게도 향해졌던 것이다. 영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부모는 부모, 자식은 자식이라는 사고방식이 강했으나, 대처의 교육정책은 부모 자식이라는 사고방식도 깰 정도로 심하게 학생들의 반발을 샀던 것이다.

캐롤은 당수의 딸이라서 사적인 일이 매스컴에 공개되었다. 젊은 보수당 하원의원 조나산 아이트켄과의 로맨스가 그랬다. 아이트켄과의 아련한 사랑이 비극적으로 끝났을 때, 그녀는 어머니의 영향에서 벗어날 것을 결심했다.
런던에 있는 한 보수당 당수 대처의 딸이며, 캐롤 대처 개인일 수 없다고 느꼈던 것이다. 그녀는 오스트레일리아 라디오방송국의 리포터로 직장을 잡았다.

반년 작정으로 시작한 이 일은 결국 5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캐롤은 틀림없이 어머니의 자질을 물려받았다. 무엇보다 자신이고자 하는 독립심, 자신을 믿는 자부심은 바로 어머니의 것이었다.

한편 쌍둥이 동생 마크는 오히려 아버지을 닮았다. 독립심이 약하고 의뢰심이 강한 머더 콤플렉스 청년이었다. 아버지 데니스 대처가 어느새 마가렛을 치켜세우는 역이 되어 ‘가장 충실한 아내’라고 평가 받게 된 것은 마가렛의 강한 개성도 있었지만, 데니스 본인의 강한 자에게 의지하려는 성격적인 연약함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마크도 역시 그 아버지의 성격을 물려받았다.

마크는 퍼블릭 스쿨의 졸업시험에 떨어져 졸업할 수 없었는데, 이때도 그는 자력으로 무언가 한 게 아니었다. 그저 아버지나 어머니가 무언가 해줄 것을 기대했을 뿐이었다. 어머니는 마크가 대학에 진학할 것을 바랐으나, 그에게는 그걸 끝까지 해낼 만큼의 근면함이 결여되어 있었다. 마크가 물려받은 것은 어머니의 근면함이 아니라 아버지의 취미였다.

어머니 마가렛에게는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에 불과했다. 아버지 데니스에게는 도구 이상의 것이었다. 결혼 전 데니스가 데이트하고 돌아갈 때 마가렛을 바래다 준 자동차는 재규어(Jaguar)라 부르는 고급 자동차였다. 아버지에게서 자동차 취미를 물려받은 마크는 결국은 레이싱 카의 드라이버가 된다. 그는 친구와 영국 기업을 스폰서로 ‘마크 대처 레이싱’이라는 오토 레이스 팀을 만들었으나, 성적이 좋지 않아 스폰서에게 해고되고 말았다.


대신에 그가 찾아낸 것이 일본 기업이었다. 마침 일본 자동차의 ‘집중 호우’ 식의 대 영국 수출이 문제화되었을 때라, 마크의 행동은 세간의 빈축을 사서 매스컴에게 두드려 맞았다. 마크는 결국 일본 기업과의 관계를 단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크는 그밖에도 어머니를 많이 성가시게 하였다. 마크 대처의 이름을 이용하고자 하는 친구들의 존재이다. 대처는 진저리를 내며 말했다.

“마크가 내 아들이라는 것만으로 직업을 얻으려 하는 건 곤란합니다.”

대처가 수상이 되어 3년째인 1982년 1월 마크는 또다시 어머니 대처를 불안에 빠뜨렸다. 파리=다카르 랠리에 출전했을 때이다. 이때 마크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가혹한 자동차 레이스”에 프랑스인 여성 드라이버와 함께 참가했다. 그 두 사람이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서 소식이 두절된 것이다.

※본란에 연재되는 내용은 구로이와(黑岩徹) 원작을 정인봉 변호사가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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