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루즈, 900파운드 고릴라 (1)

김정기(국제변호사)

시민일보

| 2007-06-19 20:45:29

양측 모두 가장 중요한 사항들이 공평하게 만족되어 협상 테이블에서 떠나는 윈/윈 협상에 대해 앞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상대가 모두 다 잃어야만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글은 당신이 한쪽만이 승자가 되는 협상을 피하고 윈윈 협상에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지금부터 ‘질 나쁜’ 협상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그들의 전술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방법을 알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아이들이 순수하고 때묻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들이 모여 노는 것을 보면 그 중에는 다른 아이들과 사이 좋게 놀기를 배우지 못한 몇몇의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끔 이런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공격적이 되거나 비윤리적인 전략을 사용하는 어른으로 자라기도 한다.

오래된 농담 중에 이런 농담이 있다. 당신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질문 : 900파운드 고릴라는 아침으로 무엇을 먹나?
대답 : 먹고 싶은 거 모두 다!

이 농담이 암시하듯, 900파운드 고릴라는 너무나도 무시무시하고 힘이 세어서 위험하다. 몸집이 큰 고릴라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가져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것은 타협을 모르는 욕심 때문이다. 몸집이 큰 고릴라를 비유해서 말하는 것인데 타협을 모르고 끝없이 욕심을 부리는 일종의 사람들이 반드시 있다. 이들은 다른 이들을 제치고 “협상”에서 무조건 이겨야만 한다는 것을 관철한다. 우리는 그것을 윈/루즈 협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불행은 가끔 당신도 협상 테이블 맞은편에서 900파운드 고릴라를 닮은 사람들을 직면하게 된다는 것에 있다. 실제로 몇몇 사업가들은 이기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기도 하다. 정직함이나 예의 같은 기본적인 윤리적 가치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들이 바로 고릴라 족이라 할 수 있다.

“힘이 곧 정의”라는 표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한 심리는 페어플레이의 기본 가치를 무시하기도 한다. 난폭한 힘으로 상대방을 치는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제 고릴라 전법을 쓴 세계적인 예를 들어보려고 한다.

“힘이 곧 정의”의 대표적인 예는 신문들의 헤드라인에서 잘 찾아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놀라운 성공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서구의 많은 주요국가 정부들이 불공정 거래 혐의로 마이크로소프트사를 고소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는 900파운드 고릴라 전술 때문에 고소당하거나 유죄선고를 받았던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고릴라 전술 때문에 손해를 보거나 심지어는 완전히 망해버린 회사들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거대 회사의 압도적인 독점 전략 때문에 망할 수 밖에 없었던 작은 회사들은 비윤리적이고 철저한 불법을 행한 마이크로 소프트사에게 항의했고 고소했다.

많은 사업가들은 사업 협상에서 고릴라 전법을 쓰는 것이 아니라 보다 도덕적인 길을 택해야 하는 것을 명백하게 알게 해 준 사건이다. 또한 사업가들이 도덕적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로, 많은 사람들은 내면 깊이 양심의 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옳고 그름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옳은 일을 할 때면 깨끗하고 좋은 기분을 느끼고, 그른 일을 할 때면 불안하고 불쾌한 기분을 느낀다. 내면의 도덕적 지표가 결여된 사람들 역시도 철저히 실리적인 면에서 페어플레이와 윤리적 사업 경영의 개념을 채택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쌍방에 이익이 되는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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