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적대하는 상대와의 협상 (2)

김정기(국제변호사)

시민일보

| 2007-07-03 21:45:17

모든 협상에서 거짓에 의존한 결정은 나쁜 결정이 될 수밖에 없다. 협상자는 상대방이 제시하는 증거나 논거의 진실성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만 한다. 적대적인 협상자는 개인적인 감정을 갖고 당신에게 공격적으로 대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인간이란 다른 사람이 당신을 싫어하는 이유를 항상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신에게 왜 부정적으로 대하는지 알지 못하면서 협상에 임한다면 그것처럼 당혹스러운 일도 없다.

당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말 그대로 협상 과정에서 당신에게 적대적으로 대할 것이다. 이것이 협상자로서 당신에게 그리 편안한 상황은 아니겠지만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런 유형의 적대적인 협상자가 협상의 최종 결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전략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유능한 협상자의 ‘이상적인 인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누차에 걸쳐 지적한 요소 중 하나는 공손함이다. 상대방에 대해 항상 친절하며 전문적이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당신이 언제든 그렇게 공손한 태도를 보인다면 상대방은 당신에 대해 갖고 있는 나쁜 감정을 없애고 호감을 느낄 것이다.

상대방이 당신에 대해 무례한 태도를 갖고 비아냥거리는 말이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 어떻게 냉정하고 차분하며 정돈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비결 중 하나는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이 필요하겠지만 마치 오리의 깃털에 물방울이 굴러 내리듯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들을 그냥 스쳐 지나가게 하면 된다. 결국 시시비비를 따지지 말고 피하라는 것이다.

마음 속으로는 “이 녀석 정말 바보군, 그런데다 너무 무례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맞대응하고 싶은 충동이 들더라도 자제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어렸을 때부터 배운 다음과 같은 ‘황금률’을 머리 속에서 되뇌어 보자.

“상대방이 당신을 대하기 원하는 방식대로 상대방을 대하라.”

상대방이 아무리 당신에게 공격적으로 굴어도 그 마음 깊은 곳에는 존중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이다. 망설이지 말고 존종해 주어라. 그는 끝내 굴복하고 말 것이다.

상대방이 당신을 공격하거든 당신은 그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그것도 매우 정중하게 하라.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기분을 상하게 한 것 같은데 기분 나쁘셨다면 정말 사과드릴게요.”

잘못한 것은 자신인데 오히려 사과를 받으면 매우 놀라 오히려 공손해 질 수 있다.

적대적인 협상자에게 매우 우호적이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시시비비를 따지지 않는 방식으로 상대한다면 최소한 갈등이 커지는 것은 막을 수 있다. 갈등과 증오가 첨예하고 개인적인 악감정이 있는 상황에서라면 타협을 통해 해결책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적대적으로 행동해도 당신에게서 부정적인 반응을 끌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상대방은 다음과 같이 행동할 수 있다. 우선 당신을 나쁘게 평가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니면 당신이 계속 긍정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자신의 행동을 부끄럽게 생각할 수도 있다.

때로는 협상 상대자가 가진 나쁜 감정이나 증오가 너무 공격적으로 드러나서 대화 자체가 힘들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최후의 수단으로 전문 중재인을 고용해서 협상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냉정하게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대리 협상가를 찾을 수 없다면 전화번호부의 중재나 협상 항목의 유명한 법률사무소를 찾아가서 ‘상대하기 힘든’ 사람들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전문가를 만나면 된다. 이들은 그런 힘든 상대와 협상하는데 당신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냉정하다. 그러므로 더 적격일 수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