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부활(5)

정인봉譯(변호사)

시민일보

| 2007-07-19 20:24:24

대처가 지향한 것은 주주를 일부 부유계급에서 일반 대중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이며, 국민이 나날의 노동을 잊어버리고 재테크에 눈이 시뻘개지는 것은 아니었다.

대처는 주식 매매만으로 부를 축적하는 사람과 그 사이에 선 브로커를 혐오하고 있었다. 의회의원이 되어 1년 후 대처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공격하려는 것은 주식 매매를 하는 시세꾼입니다. 그들은 소득을 낳는 재산으로서 주식을 가지는 게 아니라 거래에서 나오는 이익으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주주가 된 일반 대중이 “소득을 낳는 재산”으로 주식을 가지도록 요구한 것이다. 어디까지나 이마에 땀 흘려 일할 것이 전제였다.

이 자세는 세제 개혁에도확실히 나타나 있다. 대처는 정권 취임 시인 79년에 개인의 기본 소득세율 33%를 27%로, 88년에는 25%로까지 삭감했다.

소득세의 최고 세율은 79년에 83%였던 것을 60%, 88년에는 40%로 급격하게 낮췄다.

이 소득세의 감세는 대처의 “국가가 국민생활에 관여하는 비율은 가능한 한 적은 편이 좋다”는 정치철학을 나타내고 있었다.

중세(重稅)는 근로 의욕을 손상하고 감세야말로 일하는 사기를 북돋운다고 믿고 있었다.

최고 세율의 83%에서 40%로의 삭감도 역시 그녀의 정치철학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것은 이전에 스피치 라이터인 로널드 밀러가 연설의 마지막에 추가한 문장, 대처가 항상 핸드백에 넣어가지고 다닌 예의 인용구가나타낸 것이었다.

“부자를 때려눕히는 것으로는 가난한 자를 도울 수 없다.”

대처는 연설 속에서 종종 미국 대통령 링컨의 이 말을 인용했다.

대처는 부자가 더욱 부유하게 됨으로써 빈자의 생활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자를 때려눕히면 부의 파이는 작아지지만, 부의 파이를 키우면 빈자도 역시 부를 누릴 수 있다. 파이를 키우려면 사회를 지도하는 부자의 노동 의욕을 자극해야 한다.

일하면 일할수록 세금으로 빼앗기는 고율의 누진과세는 부의 파이를 줄이는 사회주의의 폐해가 상징적으로 나타난 예에 불과하다. 대처는 부자에게도 역시 영국 경제 재생을 위해 일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제3기에 대응해야 할 목표로 대처는 교육 개혁, 도시 재개발, 지방 세제 개혁, 범죄 방지 등을 꼽고 있다. 대처는 평소 개혁을 위해서는 2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 말은 금후 다시 제4기도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1988년 10월 정권 탈취이래 10년째의 보수당 대회에서 대처는 “우리는 모두 너무 젊다”면서 4기째를 목표로 하는 장기 정권 확립 의사를 나타냈다. 회장에서는 “앞으로 10년 더” 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신념의 정치가는 다시 새로운 신념을만들어내어 대처리즘의 길로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녀가 보여주는 새로움은 잘 보면 그녀가 가진 오래된 것 속에서 생겨나고 있다.

혁신적 정책을내세워 거기에 어디까지나 집착하는 혁명적 정치가 대처의 체질은 실은 대처 내부의 보수주의를 체현한 극히 보수적인 것이다.

거기에 변혁의 기수 대처의 특이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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