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에서 교훈을

이 기 명 (칼럼니스트)

시민일보

| 2007-08-19 16:27:52

{ILINK:1} 한나라당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렀네. 며칠 있으면 좋으나 싫으나 결정이 나고 결정이 되면 승복을 해야 하네.
그 동안에 과정을 보면 저게 같은 당 사람들인가 할 정도로 보이는 것 없이 잔인하게 싸웠네. 웬 허물과 의혹이 그렇게도 많은지 밝혀지는 것은 없고 쌓이기만 해 후보들이 마치 의혹더미에 묻혀 있는 것처럼 보였네. 이런 의혹들은 전부터 알려진 것도 있지만 다시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서로가 문제를 끄집어냈기 때문이 아니겠나.

내가 이런저런 정책을 가지고 일을 잘 할 것이니 지지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이런저런 결함과 의혹이 있으니 절대로 지지하지 말라는 것이네.

결국은 이런 것들이 당에 누가 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는 원인이 되겠지.

검찰은 13일 이명박의 차명재산이라는 의혹으로 국민적 관심사가 된 도곡동 땅에 대해서 발표했네. 정리하면 그 땅이 이명박의 큰 형인 이상은의 소유가 아니고 차명재산으로 보인다는 검찰의 판단이네.

발표가 있자 박근혜는 이명박의 후보사퇴를 요구하고 이명박 쪽에서는 검찰청을 항의 방문해서 연좌시위를 벌렸네.

김만제도 전에 검찰특수부에서 이명박 땅이라고 했다는데 왜 검찰에 나가 당당하게 밝히지 않고 죽치고 앉아 공작이라고만 우기는가.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검찰이 정치공작 한다는 주장을 믿을 국민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러나 사실 오늘 하려는 얘기는 이게 아니고 새로 출발한 민주신당에게 정신 좀 차리라는 충고네. 한나라당의 모습을 교훈으로 삼아 국민의 칭찬 좀 듣도록 잘 좀 해보라는 것이지.

말 많고 탈도 많았지만 신당이 생겼네. 헐뜯기 좋아하는 위인들이 ‘도로열린당’이라고 하더군. 50%가 넘는 시민세력이 참여한 신당이 왜 ‘도로열린당’이고 민주당에서 반듯하다는 의원들은 다 함께 입당했는데 왜 ‘도로열린당’이지?

민주당 이름으로 당선된 의원의 80%와 자치단체장 전부가 합류했는데 어떻게 ‘도로열린당’인가. 김한길이 이끌던 이른바 ‘통합신당파’가 사과와 반성을 먼저 하라고 하는 모양인데 이 무슨 ‘적반하장’인가. 통합신당파가 집단탈당하면서 대통합이 힘들어졌는데 누구 보고 반성과 사죄를 하라는 것인지 이런 억지가 정치인가.

민주당의 유종필이 “민주당은 법원에 유사당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면서 헌법 24조가 보장한 조항이라고 했지. 유종필은 멋있는 논평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국민들은 유치하다고 웃네.

그나저나 대선후보 되겠다는 사람은 왜 그렇게 많은가. 한명숙 출판기념회에 가보니 어찌나 후보가 많은지 누구 하나 행불자가 되도 모르겠더군.


후보들 중에는 참여정부와 차별화를 해야 산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지만 그 사람들이 무엇을 차별화할 것인지조차 모르고 있는 것 같더군.

손학규가 한나라당에 있을 때 한 처신과 일련의 발언들은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네. 특히 ‘경포대’ 발언이라든지 ‘광주를 털고 가자’는 발언들은 비난 받을 소리가 아니겠나.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도 조금만 앞을 내다보는 사람이라면 신중했어야 하네.

그는 한나라당에서 먹고 커서 민주신당의 정통성과는 거리가 좀 있네. 자신이 몸담은 정당의 정책노선을 바꾼다는 것은 국민에게 혼선을 준다는 비판은 감수해야 하겠지.

손학규의 대변인 우상호는 386의 대표처럼 알려져 있네. 비록 “한나라당 탈당자에 대한 386의 투항”이라고도 하지만 잘만 하면 누가 뭐래나. 손학규를 비판한 이해찬에 대해 나섰더군. 손학규가 탈당할 때 박수 친 사람들은 뭔가. 손학규의 손을 잡고 마치 범여권을 구해 줄 천사나 되는 것처럼 알뜰살뜰하게 대한 사람들은 뭐란 말인가.

이명박과 박근혜의 짜증스런 싸움을 신물이 나도록 본 국민들은 민주신당의 후보들이 치사하게 싸워도 정치하는 인간들 으레 저렇게 싸우는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겠지.

그럼 어떻게 되는가. 이 땅의 정치는 설 자리를 잃게 되네. 국민에게 버림받는 정치가 어디 가서 숨 쉬고 살 수 있단 말인가. 때문에 민주신당은 제대로 경쟁을 하고 욕먹지 않을 경선을 해야만 하는 것이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일이네. 국민에게 보여 준 것이라고는 싸움질과 각종 의혹 밖에 없는 한나라당의 경선과정을 잘 봤을테니 그걸 교훈으로 삼으면 되는 것이네.

이번 경선에서 깨끗하고 당당한 정당의 모습을 보여 준다면 지금까지의 부정적 민주신당의 인식은 가실 것으로 믿네.

독불장군 후보들의 난립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이럴 때 민주신당의 저력을 확실하게 보여 준다면 지금까지의 부정적 인식을 한 방에 날려 보낼 것이네.

의혹과 상호비방으로 점철된 한나라당의 경선을 반면교사로 삼아 민주신당이 제대로 경선을 치러내면 국민은 새롭게 지지를 보낼 것이네.

제대로 된 정당으로서 민주신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라는 염원이 담긴 충고임을 잊지 말라는 경구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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