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 곳곳 ‘김정은 서신’ 표방 대자보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19-04-02 00:00:00

“남조선 체제 전복하자”
文정부 비판 내용 담겨
警 “부착 용의자 추적”


[시민일보=이대우 기자] 경찰이 최근 전국 대학가 곳곳에 붙어있는 ‘김정은 서신’을 표방한 정부 비판 대자보의 수사를 진행한다.

우선 경찰은 지난 3월31일 오전 6시께 인천시 계양구 경인여자대학교 정문에 붙어있는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 수사에 나섰다.

가로 59㎝·세로 83.5㎝ 크기의 종이 2장으로 이뤄진 이 대자보는 각각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과 ‘남조선 체제를 전복하자’라는 제목이 적혀있었다.

경찰은 신고 초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의심해 대자보 주변에서 지문을 감식하는 한편 폐쇄회로(CC)TV 화면을 역추적해 대자보를 붙인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전국의 대학교와 일부 고등학교에서 해당 대자보가 게시됐다는 신고 등이 잇따랐다”면서 “해당 대자보가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지 추가 조사를 통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대자보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경기, 강원, 충남, 전남, 경북 등 전국 각 지역 대학교 23곳 28곳과 고등학교 1곳 등 총 29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자보들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신 형태를 빌려 작성된 이들 대자보에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 탈원전, 대북 정책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대자보 말미에는 ‘전대협’이라고 밝힌 단체가 이달 6일 서울 혜화역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연다며 동참을 촉구하는 내용이 쓰였다.

한편 부산에서도 대학가에 같은 내용의 대자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남구 부경대학교 학내 게시판과 같은 날 오후 11시15분께 사상구 신라대학교에서 '남조선 체제를 전복하자',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이라는 제목의 대자보 2장이 부착됐다.

대자보는 각각 ‘전대협’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로 작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에서도 같은 날 오전 8시48분께 목포 3개 대학 인근과 순천 2곳, 광양 1곳, 영암 1곳 등 총 7개 대학 8곳에서 같은 내용의 대자보가 부착된 것을 시민 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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