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맞짱 뜰 용기 없는가

이 기 명 (칼럼니스트)

시민일보

| 2007-09-09 18:07:43

지난 9월4일 방송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은 한국의 언론인들에게 토론을 하자고 제의를 했지.

언론취재선진화 방안을 둘러싸고 언론사 편집국장 보도국장 등 48명이 모여서 결의까지 했지.

조중동이 언론의 정도에서 한참 이탈해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네.

조선일보의 친일 망국적 죄악은 이미 국민이 다 알고 있어서 입에 올리지 않겠네만,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이 한창 정의감이 투철하던 때 쓴 광주민주화 운동 취재기는 가히 언론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기사였네.

그 뿐이 아니지. 지난 대선 때 하루 전 날 “정몽준이 노무현을 버렸다”는 기사는 또 어떤가. 또 우종창이란 주간조선 기자는 “노무현 의원은 상당한 재산가인가”라는 기사로 2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패소판결도 받았지.

이렇게 엉망인 신문이 조선일보가 아닌가. 아부아첨의 극치를 보이던 조중동은 독재정권 치하에서 무슨 짓을 하면서 살았을까.

독재자들한테는 벙어리였네.

기업은 밥이었지. 꼿꼿한 공무원은 가차없이 긁었네. 가판이라는 기막힌 무기가 있었지.

가판이 나오는 시간이면 광화문 동아일보 앞은 시장바닥 같았지. 대기업체의 직원들과 공무원들이 가판신문을 정신없이 뒤지며 혹시 자기들과 관련된 안 좋은 기사가 있는지 찾았네.

그래서 언론은 확실하게 썩었지.

언론취재선진화 방안에 대해서 언론계가 결사항전을 하고 있는 것을 순수하게 받아드리지 못하는 자신이 무척이나 서글프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네. 도대체 이유가 뭐냐. 반드시 국민의 알 권리 때문이냐. 왜 언론취재선진화 방안을 만들게 되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봤냐. 그 제도 아래서는 진짜로 취재를 못하냐.

거짓말을 못할 처지기 때문에 비교적 정직하게 말을 듣네. 우선 불편하다는 것이네. 불편하겠지.

더구나 편하게 살다가 조금이라도 힘들게 되면 욕 나오지. 난 기자들이 권력자라고 믿는 사람이네.

과거 기자들의 취재는 독재정권의 눈치 보는 기사를 제외하고는 참 편했지.

잘못 쓴 기사로 해서 얼마나 많은 죄 없는 공직자의 목이 날라 가고 회사가 문을 닫아도 ‘아니면 말고’였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많이 걱정했지. 정치를 시작한 후 막바로 언론에 찍힌 노무현은 특히 조선일보에게는 눈에 가시였네.

‘조선일보’ 종로지국 배달소년을 도왔다는 미운 털은 ‘노무현 죽이기’로 이어졌네.

그런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고, 노무현이니까 가능했다고 믿지.

언론도 권력이라는 특권의식을 버려야 되는거 아닌가. 헌데 버리기가 무척 힘든 모양이었네. 모든 것이 노무현 정부 때문이라는 원망이네.

그게 한이 된 모양이네. 조지기 시작했네. 얼마나 견디나 보자는 것이었겠지. 아무리 노무현이라도 가는 세월 잡을 수 있느냐. 임기 끝나면 그만이다. 다음에는 정말 제대로 한 번 뽑자 그거지.

언론취재선진화 방안은 참으로 좋은 먹이 감이었지. 왜냐하면 언론탄압이라는 대의명분을 내 세울 수 있으니까.

과연 그런가. 언론탄압을 받고 있는가. 언론탄압을 받는다면 왜 대통령과 맞짱 토론을 거부하는가.

이 좋은 방법을 두고 왜 뒤에서 총질인가. 언론이라는 방패 뒤에 얼굴을 숨기고 해대는 총질이 비겁하다는 생각은 안 드는가.

조중동이 ‘잃어버린 10년’의 한을 풀려고 대통령 선거에서 무슨 짓을 할지는 이미 국민이 다 알고 있다네. 벌써 조중동에서 조짐이 보였지.

이명박 박근혜 후보 경선 검증 과정에서 죽자하고 이명박 후보를 감싸던 용감한 조중동이었네.

이명박을 두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네. 청와대가 이명박 `후보를 고발했네. 지난 대선에서 “정몽준이 노무현을 버렸다”와 같은 명 사설을 기획하고 있는가.

이제 그런 짓 포기해야 하네. 역사는 아닌 것 같아도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이라네. 조중동의 잘난 논객들과 이 땅의 언론인은 노무현과 토론을 하는데 겁내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야 한다고 믿네. 국민들이 기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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