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경쟁력 가진 전통문화의 재발견
윤 소 천(연세大 심리학과 2학년)
시민일보
| 2007-10-14 19:03:18
나는 스페인의 어느 시골마을 ‘따블라오’에서 플라멩코를 감상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인상이 굉장히 강렬했었다. ‘따블라오’는 플라멩코 전용 소극장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 스페인 특유의 문화공간인데, 그리 크지 않은 공간에 작은 무대를 앞에 두고서 관객들은 그 땅에서 살았던 민중들의 한과 고통, 극복과 치유의 전 과정을 그야말로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나는 평소 우리의 전통문화도 세계적인 문화 아이콘이 될 만한 충분한 힘과 가능성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10여개 대학의 풍물, 탈춤관련 동아리들이 선보였던 공연을 보면서 플라멩코를 보면서 느꼈던 문화충격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더욱이 이번 전국대학생마당놀이 예선관람은 플라멩코를 볼 때처럼 타인의 입장에서 본 ‘준’ 문화경험이 아니라 내가 주체가 되는 ‘본’의 문화경험이었기 때문에 그 의의가 한결 더 강했다.
이제 우리의 전통문화도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키울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막무가내로 우리의 것을 알리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를 찾고, 이어가고, 즐기고, 함께하면서 그 뿌리를 단단히 하고 그 정신과 얼을 찾아 그 뜻을 세우고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하자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한성백제문화제 전국대학생마당놀이는 그 의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축제의 충분한 의의를 살리면서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보고 거기에 따르는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아보는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해 나가는 장으로써 이런 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더욱 확대, 발전 시켜 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의도와 영향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대회가 이루어지는 공연장 주변에 안내 포스터가 많이 붙어있지 않는 등 홍보에 미흡한 점이 다소 보였고, 대학생 대상의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중에는 젊은 층이 거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또한 팀당 30분의 시간을 배정하면서 총 경연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진 면이 아쉬웠다. 팀당 경연시간을 줄이는 것이 힘들면 일정을 나누던지 2곳에서 동시에 예선을 치르던지 하는 방법으로 대회의 접근성을 키우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차 이런 문제점들의 보완을 거쳐 전국대학생마당놀이가 한국 전통문화 경쟁력 고양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문화행사가 되고, 즐거운 축제의 한바탕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언제나 발전적인 방향으로 부족한 점을 고치고 좋은 점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면 처음에 의도했던 기획의도에 맞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발전할 전국대학생마당놀이를 기대해 본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