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두 얼굴
이 기 명(칼럼니스트)
시민일보
| 2007-10-16 19:17:52
“젊은이가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미국으로 가 미국에서 17번씩이나 여권을 위조해 구속됐다”
“김경준은 빨리 들어와 국내법에 의해 처벌 받아야 한다.”
지난 10월11일 MBC 백분토론에 출연한 이명박 후보의 당당한 발언을 들으며 한 청취자가 한 말이라네.
이명박 후보의 많은 의혹 중 하나인 BBK 주가조작사건 연루와 관련해서 지금까지 이명박 후보가 관련됐다고 한결같이 주장하던 사람이 김경준이지. 이명박은 김경준을 사기꾼이라 하고 김경준은 이명박 후보가 깊이 개입되었다고 주장하니 천상 맞대면을 해서 진실을 가려내야 할 것이 아닌가.
이명박 후보가 MBC의 100분 토론에 나와 생방송으로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식적으로 김경준이 빨리 돌아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한 것이네.
이명박 후보는 김경준에게 귀국해서 재판받으라고 충고를 하는데 미국에 있는 이명박의 법률대리인은 김경준이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게 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을 했다네. 이 사람들이 작당을 해서 국민 바보 만들기에 나섰는가.
김경준의 변호인 ‘게일 이벤스’ 변호사는 법정생활 20년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사건 당사자는 김경준과 미국 당국밖에 없는데 제3자인 김백준의 변호사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신청을 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지.
BBK 주가조작과 관련한 증인채택을 반대하는 한나라당이 국회를 마비시켰네. 국회를 파행시키면서 BBK 사건을 덮을 명분이 있단 말인가. 떳떳하다면 왜 증인신청을 막는가.
정치하는 놈들이 모두 그 놈이 그 놈인데 이명박만 욕하는 것은 형평에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그래도 이건 너무하네.
그럼 한 가지 묻겠네. 적어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어느 누가 이명박 후보처럼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정치공작으로 뒤집어씌우던가.
국정감사를 포기하고 BBK 관련 증인채택을 결사반대하는 한나라당을 보면서 절망의 나락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다네.
비록 조중동의 마술에 걸렸다 하더라도 이럴 수가 있는가. 물인지 불인지도 모르고 국민들은 이명박을 메시아로 생각해야 하는가.
5%의 기득권자들이야 아무 걱정이 없겠지만 있는 것이라고는 없는 것 밖에 없는 백성들을 생각하면 죽을 날 얼마 안 남은 늙은이야 괜찮지만 애들이 불쌍해 가슴이 저리네.
김경준이 빨리 귀국해 재판을 받기 바란다는 이명박 후보의 공개적 발언과 귀국을 연기해 달라는 미국에서의 행동은 분명히 이중적이네.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가 또 무슨 음모와 공작설을 주장할지 모르지만 이미 박형준 대변인은 이명박 발언과 미국의 그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네.
그러나 이명박 후보는 아무 걱정 안 하겠지. 왜냐면 어떤 의혹이 있어도 국민은 자기를 지지한다고 믿을 테니까.
“한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다. 많은 사람을 잠시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인간을 감동시키는 것은 정직이네. 이 말은 어느 한 정치인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이 나라 정치인 모두에게 주고 싶은 진정한 충고네.
역사는 절대로 만만한 게 아니라고 믿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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