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이 흉기가 되어버린 사회

김경인 (인천 남부경찰서 정보보안과 경사)

시민일보

| 2008-10-06 18:49:25

얼마 전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한 톱스타 여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많은 사람이 그녀의 자살 소식에 동생이나 누나 또는 친구나 가까운 이웃을 잃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녀가 성(姓)까지 자신의 것으로 바꿀 만큼 끔찍하게 사랑한 어린 자녀들을 남겨두고 왜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마음의 병인 우울증도 원인을 제공했을 것이고, 인터넷에 나돈 악성 루머 때문에 견디기 힘든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는 추측을 할 뿐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인터넷 루머가 그녀의 증상을 악화시켰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근래 잇따라 발생한 연예인들의 자살도 인터넷상의 악성 댓글 및 루머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었다.

우리사회에서 인터넷을 통해 악성 루머를 퍼뜨리거나 악플을 다는 행위는 자정 능력을 기대하거나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지 이미 오래됐다.

톱스타 여배우가 숨진 뒤에도 인터넷 추모란에는 악플이 잇따라 일부 포털에서는 댓글을 차단했을 정도라 한다.

이런 저질 인터넷 문화로 인해 유명 연예인들만 고통을 당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는 언제부턴가 정치적 견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에게 증오와 저주, 악의의 막말을 마구잡이로 퍼붓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촛불시위에서 초등학생까지 전경과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도 운동권 일각의 극단적인 행태와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자살사건 이전에도 집단적 악성 댓글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가 한둘이 아니었다.

악성 댓글은 표현의 자유와는 거리가 먼, 언어폭력이다.

마땅히 차단돼야 한다.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저질 막말 문화의 근원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반드시 나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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