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冬장군’ 동반에 급매물도 안팔린다
수도권 아파트값 일제히 ‘뒷걸음질’… 서울-0.32%, 버블세븐-0.34% 떨어져
시민일보
| 2008-11-23 19:16:56
매서운 추위만큼 부동산시장에도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와 동장군까지 부동산시장에 가세하면서 주택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집값은 바닥이 어딘 지 모른 채 곤두박질 치고 있으며, 위축된 매수심리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기습추위가 찾아온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0.21%가 하락했다. 서울이 전주보다 0.05%p 떨어진 -0.32%를 나타냈고, 버블세븐지역과 신도시는 -0.34%, -0.22%씩 약세를 띠었다. 경기도는 전 지역이 모두 하락하면서 -0.26% 뒷걸음질쳤고, 인천은 지난주보다 낙폭을 -0.23%p 줄였지만 마이너스변동률(-0.03%)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서울 권역별로는 강남권(-0.31%)과 비강남권(-0.32%)의 하락세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유형별로는 일반아파트(-0.15%)와 주상복합단지(-0.04%)가 지난주보다 0.11%p와 0.03%p씩 낙폭을 줄였다. 반면, 서울 재건축 단지들은 지난 3일 발표된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대책을 외면이라도 하듯 이번주 하락폭을 0.96%p 키우며 -1.32%가 떨어졌다.
서울 구별로는 재건축 단지가 밀집된 강동구(-1.99%)의 낙폭이 가장 컸다. 고덕동과 상일동 일대 아파트값은 전 가구에 걸쳐 평균 5,000만 원씩 내려 앉으면서 강동구 집값 하락을 이끌었다. 고덕동 M공인 대표는 “매수세가 전혀 없어 시세보다 2,000만~3,000만 원 정도 저렴해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급하게 집을 팔아야 하는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계속해서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덕동 한라시영 42㎡(13평형)는 한 주 만에 3억 8,500만 원에서 3억 3,000만 원으로, 상일동 주공6단지 59㎡(18평형)가 4억 7,500만 원에서 4억 1,500만 원으로 조정된 상태다.
강남구(-0.51%) 역시 아파트값이 맥을 못 춘 한 주였다. 이 일대 중개업자들은 매수심리가 살아나기 전까지는 거래공백이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재건축 규제완화 소식에 호가가 치솟았던 개포동 주공1단지 52㎡(16평형)는 4,000만 원이 빠지면서 9억 6,000만 원으로 밀려났고, 대치동 쌍용1차 102㎡(31평형)는 9억 6,500만 원에서 9억 2,500만 원으로 가격이 낮아졌다.
노원구(-0.49%)에서는 월계동 주공2차 49㎡(15평형)가 1,000만 원이 하락한 1억 4,000만 원에, 상계동 보람 109㎡(33평형)가 2,500만 원이 떨어진 3억 9,500만 원으로 가격이 매겨졌다. 월계동 K공인 대표는 “집값이 계속해서 하락하자 싸게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하지만 정작 계약체결 시점에서는 매수자들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거래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양천구가 -0.42%의 변동률을 기록했고, 마포구(-0.37%), 용산구(-0.32%), 광진구(-0.29%), 서초구(-0.21%) 등이 약세장을 연출했다.
이번주 소폭 하락한 일산(-0.08 %)은 99㎡(30평형)대 이하 아파트를 위주로 거래가 간간이 이어지고 있다. 후곡마을 동아임광서안공인 대표는 “이 일대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전세계약이 만료된 세입자들이 집값 하락폭이 큰 단지를 중심으로 집을 매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경기도는 전 지역이 일제히 하락했다. 그 중 광명시가 한 주 만에 -2.14%가 빠지면서 집값 하락세를 이끌었다. 하안동 주공10단지 62㎡(19평형)가 1억 8,750만 원에서 1억 7,250만 원으로, 1단지(고층) 49㎡(15평형)가 1억 4,500만 원에서 1억 3,500만 원으로 떨어졌다. 하안동 E공인 대표는 “실수요자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향후 집값 상승을 예상하고 시세보다 2,000만~3,000만 원 정도 저렴한 급매 위주로 집을 매입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용인시(-0.49%)는 상갈동과 상현동 일대 집값이 일제히 급락했다. 상갈동 주공4단지 109㎡(33평형)와 상현동 성원상떼빌수지3차 181㎡(55평형)가 5,500만 원과 8,500만 원씩 하락해 각각 3억 2,500만 원과 5억 8,000만 원으로 매매가가 조정됐다.
이밖에 의왕시(-0.40%) 내손동 반도보라 112㎡(34평형)가 4억 7,500만 원에서 4억 6,000만 원으로, 동두천시(-0.35%) 지행동 주공2단지 76㎡(23평형)가 1억 4,750만 원에서 1억 4,000만 원으로 하락했다.
지난주 낙폭이 확대됐던 인천은 이번주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송림동과 송현동 아파트값이 맥을 못 추면서 동구가 1.09%가 밀려났고, 중구(-0.16%), 계양구(-0.09), 연수구(-0.06%) 등의 지역에서도 약세장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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