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를 꿈꾸는 아이들
김미영 (인천 삼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시민일보
| 2008-12-04 19:36:05
며칠 전 모 방송사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던 ‘타짜’라는 드라마가 종영했다.
‘타짜’의 사전적 의미는 ‘노름판에서 남을 잘 속이는 재주를 가진 사람, 도박을 하면서 기술을 부려 돈을 딸 수 있는 사람’이다. 타짜의 어원을 살펴보면 일본어의 ‘達者:닷샤’ 즉, 숙달된 사람이란 뜻에서 온 외래어로 해방 후 일본어 잔재가 많이 남아 있던 시절 노름판에서 숙달된 꾼들을 일컬어 한국식 발음 ‘타짜’로 부르면서 토착 명사가 된 것이다.
드라마 ‘타짜’의 높은 시청률 덕분에 청소년들의 도박 문제가 심각성에 이르렀다.
얼마 전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학생선도위원회에 참석해 교사와 청소년상담기관 관계자를 만나보니 그 심각성이 피부로 느껴졌다.
청소년들의 장래희망은 어느새 ‘타짜’로 변했고, 화투를 학교에 가져와 쉬는 시간이면 돈을 걸고 도박을 즐기게 되었으며, 방과 후에는 부모님이 안 계시는 빈집에 모여 판돈 20만원에서 크게는 100만원까지 걸고 도박판을 벌인다는 것이다.
심지어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사채놀이로 인해 원금보다 늘어난 이자독촉에 학교 가기가 겁난다는 청소년의 상담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연예인부터 어린 초등학생까지 도박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바다이야기’로 한바탕 난리를 겪었으면서도 여전히 아이들은 게임 중독에 아버지는 도박에 빠져 많은 가정이 불행하고 시끄러워 병원을 찾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과거 마약 중독으로 인해 중국 청나라가 망한 예를 보더라도 도박 중독도 방치하면 국가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도박 중독은 생의 모든 것을 일순간에 잃게 하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국가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우리 청소년들이 작은 돈을 모으는 기쁨, 일과 노동 자체의 즐거움을 모른 채 한탕주의에 빠지기 전에 부모와 학교, 사회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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