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다시 찾은 다단계판매 주의

이세희 (인천 삼산경찰서 경무계 순경)

시민일보

| 2008-12-22 18:09:27

경제위기를 틈타 불법 다단계 업체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보통신(IT), 해외자원 개발 등 첨단사업이 미끼다.

이들 불법 다단계 업체들은 수사기관에 적발돼 처벌을 받으면 휴·폐업을 반복하면서 회사 이름을 바꿔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왔다. 과거엔 생필품이나 화장품·건강식품 등이 다단계 업체의 주요 상품이었으나 현재는 ‘아프리카 금광개발’, ‘전기 절감기 판매사업’, ‘음식물처리기 판매’ 등 유형도 다양하다. 심지어 다단계업체를 위해 회원관리 전산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공급·관리해주는 전산업체와 프리랜서도 생겨날 만큼 불법 다단계 업체들은 분업화 되고, 전문화 되었다.

최근 적발된 불법 다단계 업체들을 보면 다단계 판매업법에 의해 등록을 해야 함에도 등록을 하지 않고 버젓이 영업을 해왔다.

다단계판매업법에 의하면 고정된 수익을 보장한다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러한 문구 사용을 남발해 왔다. 또한 피해자들의 대부분이 주부라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부동산 경기 침체, 펀드·주가 하락 등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었던 주부들은 첨단사업이라 비전이 있고,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에 현혹돼 거액의 돈을 투자한 사람이 많았다.

쉽게 거액의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고수익에 눈이 먼 사람들이 있는 한 다단계 사기사건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불법 다단계 사기 사건은 피해자가 많고 피해 규모가 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데 적발되면 벌금내고 회사 이름을 바꿔 다시 영업을 하기 때문에 마치 밟으면 다시 일어서는 잡초와 같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범인들은 처음 몇 달 동안은 원금과 수익을 정기적으로 넣어 주어 투자자를 안심시킨 후 거액의 투자를 하면 폐업을 하고 잠적해버린다. 결국 돈 버는 사람은 최상위층 몇 사람 뿐이고, 무수한 피해자만 남게 된다.

경기가 불황이면 불법 다단계 업체들은 더욱 기승을 부리는 데 사회적 경험이 없는 주부나 대학 졸업생은 취업난에 허덕인다고 해서 회사의 사전정보 없이 고수익에만 현혹돼 회사를 선택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회사의 이력을 꼼꼼히 따져 주위 사람들과 충분히 의논한 후 합법적이고 검증된 회사를 선택했으면 한다.

아울러 불법 다단계 사기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고 피해자의 부작용이 큰 만큼 홍보와 처벌을 강화하고, 사회적 안전망 설치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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