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신고는 필요한 시민들에게

장세준 (인천지방경찰청 제1기동대)

시민일보

| 2009-01-14 18:53:06

2008년 연말 모임과 2009년의 송년 모임으로 들뜬 분위기가 있었지만 경제적인 위기로 인해 예전과는 달리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송년 모임이 지나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도 역시 연말, 연초 술자리에서 과음으로 인한 주취자들이 일선 경찰관과 마찰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단적인 예로 신고 내용도 알지 못한 채 현장에 급히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술 값이 없어 대신 지불해 달라.’, ‘시민들을 위해 경찰이 술값도 못내 주냐?’라는 식의 황당한 신고로 인해 정말 촌각을 다투는 신고 사건에 출동이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가 반복되면서 경찰은 연말 전 홍보용 스티커를 붙이고 주민들에게 배부하면서 널리 알렸지만 그 효과는 미비한 수준에 불과했다.

몇 몇 사람들이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리면서 순찰차 근무를 해야 할 경찰관들은 이들을 진정시키느라 시간을 빼앗기면서 본 근무를 할 수 없게 되는 상황도 발생하게 된다.

물론 시민들에게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경찰이 해야 할 일이지만 그 외의 경찰이 도와 줄 수 없는 개인적인 일까지 112 신고로 해결하려 한다면 강력범죄처럼 진정으로 경찰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민들에게는 큰 불편함이 되지 않을까?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현장근무를 하는 경찰관들도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범죄 등의 크고 작은 사건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언제, 어느 시간 때에 맞춰 신고를 해달라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만큼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추운 날씨에 현장에서 밤잠을 못 이루면서 근무하는 경찰관을 생각한다면 수화기를 들어 112를 누르기 전에 나의 호기심과 욕심 때문에 정말로 이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진 않은지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이 2009년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회분위기 속에서도 현실화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울러 그 뒤에는 경찰을 믿고 따라 주는 시민들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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