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5년만에 檢 출석... 피의자 신분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19-05-10 00:00:03

뇌물수수·성범죄 혐의
"조사에 성실히 임할것"
▲ 뇌물수수·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 조사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시민일보=이대우 기자]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이 뇌물수수·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을 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 수사단이 있는 서울동부지검 청사에 도착한 김 전 차관은 취재진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남긴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상대로 건설업자 윤중천씨(58)로부터 성접대와 뇌물을 받았는지 등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내용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3월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뒤 두 차례 검·경 수사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날 수사기관 출석은 5년 6개월여 만이다.

그는 2013년 11월 초 검찰로부터 첫 번째 무혐의 처분을 받기 직전 비공개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보다 앞서 같은해 6월 김 전 차관이 입원 중인 병원에서 방문조사를 했다.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고소로 시작한 이듬해 수사 때는 직접 조사를 받지 않았다.

지난 3월에는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출석을 요구했지만 불응했다.

검찰은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씨를 함께 소환해 김 전 차관과 대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씨는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6일까지 모두 여섯 차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윤씨는 검찰에서 “2007년쯤 김 전 차관이 목동 재개발 사업을 도와주겠다며 사업이 잘 풀리면 집을 싸게 달라고 요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윤씨로부터 “김 전 차관이 검사장으로 승진한 2007년 승진 청탁이 이뤄진 데 성의 표시를 하라는 뜻으로 몇백만원이 담긴 돈 봉투를 건넸다”거나 “김 전 차관이 2008년 별장에 걸려 있던 서양화 한 점을 가져갔다"는 등 뇌물죄 적용을 시도해볼 만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윤씨와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 이모씨 사이의 보증금 분쟁에 김 전 차관이 관여했다는 진술도 확보하고 제3자뇌물죄가 성립하는지 법리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2007년 이씨에게 명품 판매점 보증금 명목으로 1억원을 줬다가 이듬해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이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가 취소했다.

윤씨는 최근 검찰에서 “김 전 차관이 1억원을 포기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씨의 진술을 토대로 김 전 차관을 조사해 특수강간이나 불법촬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은 윤씨와 김 전 차관 등 관련자들 진술의 신빙성, 뇌물수수죄 공소시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김 전 차관이 2005∼2012년 윤씨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정황이 있다며 지난 3월 말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지만, 성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를 권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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