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세트장 '돈 먹는 하마'

진성호 의원, 과열경쟁 폐해 지적

전용혁 기자

| 2009-09-13 10:51:19

지방자치단체의 드라마 및 영화 세트장 건립 사업이 예산낭비는 물론 지자체들의 과열경쟁으로 절차상의 문제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진성호(서울 중랑 을) 의원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그간 방송사 등에서 지자체와 연계해 수십억을 투자해 경쟁적으로 영화, 드라마 세트장을 남발한 결과, 촬영 직후 관광 등으로 선순환 되지 않고 폐쇄직전으로 내몰리는 등 예산낭비가 심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성호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제출받은 ‘지방자치단체의 드라마ㆍ영화 세트장 건립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 드라마 종영 후 관광객 급감으로 인해 수입이 감소하고 관리 허술의 악순환이 이어져 결과적으로 사업 실패로 인한 예산낭비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가 자금을 지원해 건립한 전국 드라마 오픈세트장은 전체 34개에 달하며 지자체의 제작비 지원액이 10억 이상인 세트장만 11개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규모가 큰 대표적인 오픈세트인 ‘서동요’ 세트장의 경우 부여와 익산 세트장을 합쳐 72억원, ‘신돈’ 세트장의 경우 약 50억원 등 투자액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의 드라마 세트장 건립 사업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세트장 사업의 희박한 성공률로 인한 예산낭비 측면과 사업유치를 위한 지자체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사례로 진 의원은 지자체의 허가 없이 세트장 설립을 시도하던 드라마사가 산림훼손으로 고발조치 당한 사례, 지난 2006년 전남 순천시 세트장 건립 후 준공 5개월만에 드라마세트장 매표소 입구의 산마루 옹벽 100여평이 붕괴돼 부실시공 논란이 일었던 점 등을 들었다.

진 의원은 “앞으로는 지자체의 역사와 문화, 관광 및 개발사업 등과 체계적으로 연계해 활용도를 높여 나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국감에서 문화부와 방송사 등의 대책마련도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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