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불법 민간인 사찰, 정치 개입 문제를 비난했던 문재인 정부가 최근 서훈 국정원장과 문 대통령 복심으로 여당 싱크탱크 수장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비공개 회동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커다란 암벽을 만난 형국이다.

당사자들이 '개인적 만남' 해명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총선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의 파상공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청와대의 입장 표명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28일 "총선 내내 관권 선거 꼬리표가 따라붙을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원장 해임을 통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렇게 중요한 (직위의) 두 사람이 사적인 자리에서 요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식사하는 게 사진으로 찍히고 동영상으로 찍히냐"며 "아무리 기강이 무너졌다고 하더라도 한 나라의 정보를 책임지는 분의 동선이 이렇게 쉽게 노출된 자체로도 국민들께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재난의 상태"라고 직격했다.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인터뷰에 나선 민 의원은 "(여당) 총선을 총 지휘할 위치에 있고 정보를 제일 많이 쥔 두 분(양정철, 서훈)이, 공개적으로 만난 것도 아니고 몰래 만나려다가 특정 언론사에 특종을 주게 됐는데 앞으로의 선거를 관권 선거로 몰고가겠다는 못된 의도가 드러난 중대한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무엇보다 민 의원은 " 인사청문회 때 아주 큰 목소리로 '앞으로 국정원은 국내 정치와 완전히 단절될 것'이라고 아주 멋진 얘기를 했던 서훈 국정원장은 (곧 열리게 될 국회 정보위에)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와야 될 것"이라며 "양정철 원장을 만나서 4시간 동안 어떤 수준의 정보를 교환을 했고 또 어떤 수준의 관권 선거를 획책을 했는지 올바른 대답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지금 양정철, 서훈 두 분은 이것이 개인적인 만남이었다고 얘기하지만 그 얘기를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날을 세웠다.

한편 민 의원은 트럼프 미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간 통화녹취를 공개한 같은 당 강효상 의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제명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해 "어떤 국가기밀을 유출했는지 알고 싶다"며 "(사건의 본질은) 우리 외교의 못난 민낯을 보여준 상황"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이번 정권의 아픈 곳을 건드려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뒤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 소속) 정청래 의원도 대통령 간의 말씀 자료를 로데이터다 하면서 방송에 나와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국가기밀에 대한 정의가 내 편 네 편에 따라서 고무줄처럼 왔다 갔다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민 의원은 강 의원 사건과 관련해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보기 힘들다'고 평가한 강경화 장관에 대해 "이런 대화에 낄 사람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그는 "(강 장관은) 이번 사안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될 대상이지 책임을 운운할 위치에 있는 분이 아니다"라면서 "그동안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또 알리고 싶은 정보만 알려왔던 문재인 정부는 이번 굴욕 외교로 인해서 국익 훼손이 아니라 체면이 훼손된 그 사실이 뼈 아픈 거다. 그러니까 모두가 달려들어서 저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강경화 장관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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