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심 호텔서 필로폰 제조

홍덕표

hongdp@siminilbo.co.kr | 2019-05-29 09:00:00

警, 중국인 등 2명 구속
12만명 동시투약분 압수


[시민일보=홍덕표 기자] 경찰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마약을 대량 제조해 공급하려한 외국인 마약 제조기술자와 공급책을 붙잡았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인 마약 제조기술자 A씨와 원료 공급책 대만인 화교 B씨를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국가정보원의 첩보 제공으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제조기술자가 투숙한 호텔의 건너편 숙박 업소에서 수일간 잠복하다가 지난 4월28일 제조 현장을 급습,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금·원료·도구 공급책인 B씨도 서울 은평구에서 검거했다.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으며, 해외에 있는 윗선으로부터 비밀 메신저로 지시를 받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지난 4월14일 관광 비자로 한국에 입국한 후 서울 종로의 한 호텔에 머물며 필로폰을 제조한 혐의다.

통상 필로폰은 제조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유독 가스가 배출되고 특유의 악취로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변두리나 폐가 등에서 제조되는 경우가 많다.

시간도 한 번 제조에 3∼4일이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A씨는 신종 제조기술을 이용해 호텔 방 창문만 열고 외부에 발각되지 않은 채 30시간 만에 필로폰을 제조했다.

같은 호텔에 머무는 투숙객들조차 마약 제조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A씨는 방 안의 제조 도구가 발각되지 않도록 한 달 가까이 호텔 직원의 청소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이들에게서 압수한 마약은 3.6㎏으로, 12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며, 금액으로는 12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후속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 정도 제조량이라면 국내 유통망도 갖춰져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마약류 범죄를 근절하도록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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