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안전사고 방심에서 발생한다

안찬호(인천 남부소방서 용현119안전센터)

문찬식 기자

| 2010-03-01 09:40:43

해빙기가 되면서 쌓인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해빙기란 2월 하순에서 4월 봄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는 시기를 말한다.

해빙기를 맞아 대형공사가 동시다발로 재개되면서 안전조치 미흡으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부업체에서는 예산절감을 이유로 공사장비를 임대해 사용하는데 따른 관리 감독 기능 약화로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우리 주변에는 해빙기가 되면서 점검해야 할 시설물들이 수두룩하다. 각종건축, 지하철, 축대, 도로, 교량, 하천, 저수지, 방조제, 하수도, 담장, 산사태, 수리시설, 기타 소규모 시설을 비롯해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시설물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새로 확장되거나 포장된 도로의 경우 절개지의 경사가 심한 곳을 피부로 느낄 정도로 낙상으로 인한 안전사고의 위험이 눈에 띄게 많아 재해를 부른다.

해빙기 주의해야 할 3대 장소로는 첫째로 공사장 부근이다. 해빙기 건설현장은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기로 붕괴등 대형사고 발생위험이 높다. 겨우내 얼었던 지반이 녹아 약해지면서 굴착현장이나 비탈면 축대 등의 붕괴가 자주 일어난다. 또 지반침하로 가설구조물들의 변형이 많이 발생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해빙기 작업 전 공사현장이나 주변에 이상의문을 확인해서 근로자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로 노후된 건축물의 축대나 옹벽이다. 우리나라의 건축물은 산이나 언덕을 깎아 만든 경우가 많고 아슬아슬하게 축대나 옹벽으로 막아둔다. 흙은 생가보다 많은 양의 물을 흡수해 그 무게가 증가하게 되지만 축대나 옹벽은 흙의 무게만큼만 지탱할 수 있게 제작됐기 때문에 해빙기에 축대나 옹벽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해빙기에 지반이 약해질 때 또하나의 문제점이 있으니 부등침하이다. 지은지 몇 십 년이 된 노후한 건물들은 전물 자체의 강도가 약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수년 동안 해빙기를 맞으며 지반이 부풀었다 내려앉기를 수차례 반복하면서 지반도 약해지게 되면 균형을 잃게 돼 벽에 금이 가면서 붕괴의 위험이 있다.

셋째로, 낙석 위험지역을 들 수 있다. 낙석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강원도 같은 산간도로에는 도로에 직접면한 산기슭이나 절개면들이 많이 있어 이런 경사면에 눈과 함께 엉겨붙어있던 많은 돌들이 날씨가 풀리면서 녹아 미끄러지게 되는데 위에서는 한두 개의 돌덩이가 미끄러지더라도 아래쪽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많은 돌들이 우르르 쏟아지게 돼 매우 위험하다.

대부분의 사고는 방심에서 발생한다. 사고가 발생한 후에 원인을 찾고 책임을 추궁하는 일이나 피해를 보상하는 일은 소극적인 방법이다. 미리미리 위험요소를 점검하고 급한 것부터 대책이 세워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안전보다는 유비무환의 진취적인 안전대책이 촉구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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