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를 확인하는 습관

송대원(인천 중부소방서 전동119안전센터)

문찬식 기자

| 2010-03-08 09:45:49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재시 공포심에 들어온 문으로 빠져 나가려는 ‘귀소본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로 인해 화재시 가까운 곳에 비상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입구쪽으로만 사람들이 몰리게 돼 사람들은 출입문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안타까운 죽음을 맞게 된다.

이때 비상구가 어디 있는지만 인식하고 있었더라도 많은 목숨을 구할 수가 있었을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은 많은 화재 현장에서 목격된다.

화재로 인한 대부분의 사망자 발생은 연기에 의한 질식사고로 이들 망자의 대부분은 출입구 쪽에서 뒤섞여 발견된다.

위와 같은 현상은 비상문을 이용하지 못하고 출입구로 한꺼번에 몰려 일어난 참사라고 볼 수 있다.

이제 갓 소방관이 된 본인도 소방관이 되기 전에는 비상구에 대한 인식을 그리 크게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소방관이 된 지금, 비상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인지한 후로 공공장소에 가면 무의식적으로 비상구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게 됐다.

비상구를 확인하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단 30초의 여유를 가지고 건물에 들어갈 때에는 비상구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이 때 유의할 점은 비상구를 확인했으면 반드시 문이 열리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혹시나 문이 열리지 않거나 피난통로에 물건이 적재돼 있어 탈출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없애기 위해 올해부터 비상구를 폐쇄하거나 불법행위를 한 건축주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되고 이를 신고한 시민에 대해서도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해결책 등도 마련되고 있다.

업주들 역시 비상구에 대한 인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자기편의주의가 다른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걸 꼭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요약하자면 비상구는 생명의 문이다.

이 생명의 문이 닫혀 있다면 우리는 죽음의 문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단 30초의 여유를 가지고 이 생명의 문을 확인하는 습관을 갖도록 당부하고 싶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