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하는 화재와의 전쟁"

노경환(인천 남부소방서장)

문찬식 기자

| 2010-04-22 09:12:24

조국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아끼지 않았던 천안함 침몰사고 희생자들의 추모의 손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소방방재청은 2010년을 '화재피해저감 원년의 해'로 정하고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소방방재청에서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게 된 근본적인 배경은 국가 경쟁력 세계 15위, OECD 원조를 거절하고 원조를 주는 세계최초의 국가가 된 현시점에서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후진적 대형화재 빈발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고 국민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자기의무와 책임 부족현상을 극복하고 국격에 맞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자 한 것이다.

잊을만 하면 이어지는 대형사고는 국가의 사회안전망 구축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이에 대한 대책을 지금이라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천소방안전본부는 “화재로 인한 사망률 10% 줄이기”를 정책목표로 설정하고 종합상황실내에 화재와의 전쟁 상황실(War-Room)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주요 추진과제로는 비상구 안전관리를 위한 비상구 폐쇄 등의 불법행위 신고포상제 운영과 방화관리자 및 다중이용업주 등의 역량 강화를 통한 화재안전관리 주체의 책임성 강화 등 도심과밀화현상을 보이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정책들이다.

또한 지나치게 복잡하고 정체가 심한 도로사정 개선과 병행 실시되야 할 재난현장 5분 출동체계 구축을 통해 화재현장 도착시간 단축안 등을 선정해 추진 중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책 추진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말한 사회안전망 및 화재예방을 위해 실시되는 정책은 모두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정부가 억지로 시행한다해도 금새 무너져내릴 사상누각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 2009년도 발화요인별 화재발생현황을 보면 전체 화재발생 중 시민의 부주의가 48.1%(22,763건)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고 이로 인한 사망자 또한 409명중 87명(21.2%)으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결과가 시민 참여율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부주의 세부내용을 보면 담배꽁초 방치 30.3%(6,901건), 음식물조리중 14.3%(3,225건), 쓰레기소각 14%(3,183건), 화원방치 10.7%(2,439건), 불장난 7.9%(1,790건), 용접 6%(1,351건), 기타 16.8%(3,844건)순으로, 국민들의 인식변화야 말로 최선의 화재예방 정책인 것이다.

이 통계가 시사하는 것처럼 시민들의 '설마'하는 부주의로 발생한 화재의 예방이 '화재와 전쟁'의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며 최우선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시민들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적극적인 의식전환과 안전에 대한 사회적 자기책임을 통해서 실현가능한 것이며 화재와의 전쟁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