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전쟁과 Golden hour
황호진(인천 부평소방서 119마케팅팀장)
문찬식 기자
| 2010-06-16 07:59:06
황호진(인천 부평소방서 119마케팅팀장)
며칠 후면 세계인의 관심이 높은 남아공 월드컵이 개최된다. 우리나라도 올림픽과 월드컵개최로 인해 경제성장과 더불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또한 2010년 서울G20정상회의와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격(國格)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돼 국민들은 더욱 자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안전’에 관한 자부심은 선진국의 국민들과 같을까?
대구지하철 화재, 숭례문 문화재의 소실, 또한 지난해 일본인 관광객 등 15명이 숨진 부산 실내 사격장 화재 등 후진적 대형화재를 근절하고 화재로 인한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 소방방재청을 비롯한 전국의 소방관서는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5년간 119구급차의 5분 이내 현장 도착률은 51% 수준으로 구조ㆍ구급 서비스 체계의 획기적인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3대 과제를 중심으로 6대 아젠다를 만들어 구조ㆍ구급 서비스 선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재와의 전쟁‘은 결국 ’5분과의 시간 전쟁‘이며 구조구급서비스 선진화의 내용은 ’Golden hour‘내 전 국민이 구조구급서비스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하고 5분 이상 경과하면 연소 확산 속도 및 피해 면적이 급격히 증가해 인명구조를 위한 소방차량의 진입이 어려워져 대형 참사로 이어질 우려가 매우 높다. 또 심장이 정지된 환자가 응급처치 없는 상태로 5분이 지나면 회복될 확률은 20% 이하로 떨어져 소생 가능이 희박해 진다.
따라서 환자의 소생 여부는 현장 도착 5분 이내 시간과의 싸움이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외상환자 사망률은 32.6%로, 선진국들이 20%대 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이는 도심지의 교통난, 농어촌 지역의 소방관서 부재로 인한 신속한 출동 지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 교통이 혼잡한 도심의 경우 신속 출동이 가능한 오토바이 구급대를 운영하며 농어촌 지역과 도서ㆍ산간지역 등 서비스 수혜 사각지역은 119구급지원센터와 Heli-EMS(구급용 헬기)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이러한 구조구급서비스의 탈바꿈은 출동시간을 현저히 단축시켜 환자의 소생률 제고와 더불어 소방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한편 소방공무원들은 재난현장에서의 5분, Golden hour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부 역량 강화와 더불어 외부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화재 진압측면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 운동, 주택 밀집지역과 재래시장 내 소방통로 확보훈련과 불시 출동 훈련, 응급 환자의 구명률을 높이기 위한 구조 구급대원의 인명 구조 및 심폐소생술 역량강화 등 소방행정력을 총결집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과 제도들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뒷받침돼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보유대수는 1,700만대, 약 2.8명당 1대 꼴로 교통지옥을 방불케 하는 것이 현실이다. 소방차량 길 터주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좌ㆍ우측으로 피양, 차선양보 등을 함께 노력하면 내 가족과 이웃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5분과 싸우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의 황금의 시간을 놓치지 않게 하려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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