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게 이해와 관심을...
허점화(인천계양서 생활안전계)
문찬식 기자
| 2010-10-06 12:00:17
경찰의 업무를 하다보면 게임장 등 불법업소 영업신고, 범죄취약지역의 순찰강화요청 등 여러 민원업무를 접하게 된다.
이런 민원업무 중 최근 두드러지게 많아지고 있는 민원이 아파트 놀이터, 공원, 주차장 등 후미진 곳에서 밤이면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면서 주변환경을 훼손하거나 개조된 오토바이를 이용, 소음을 발생시킨다.
이와 함께 새벽시간대 주택가를 누비고 다녀 인근 주민들이 생활하기가 힘들다며 주변에 대한 순찰강화 및 청소년들에 대한 지도, 단속을 요청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경찰도 이들에 대한 계도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이런 행동이 어제 오늘일은 아니겠지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아마도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선 가정에서부터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
일단 추운날씨에 떨고 있는 아이들을 지구대로 옮겨 인적사항을 확인하려 하는데 아이들마다 연락처를 밝히기를 꺼려하는 것이다. 설득한 끝에 각자의 부모님의 연락처를 받아 전화를 해보니 아이들이 없어진지 오랜 시간이 됐을 텐데 신고는 커녕 연락이 잘 되지 않았다.
몇 시간이 지나서야 한 남자아이의 어머니와 연락이 되어 지구대에 오셨지만 걱정하셨다기 보다는 이런 일로 경찰서에 오게 한다며 짜증을 내시며 아이들을 데리고 가셨다. 이 아이들이 저마다 따뜻한 가족의 보살핌으로 자란다면 이렇게 거리로 나오는 일은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었다.
내 가정의 화목을 챙기고 또한 주위를 둘러보아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한번씩 생각해 보자. 내가 직접 나설 수 없다면 경찰관이나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각자가 한번씩 노력해 본다면 아주 조금씩이라도 따뜻한 우리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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