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사고, 항상 행운 바라기?

박병도(인천 계소방서 구조대)

문찬식 기자

| 2010-10-18 08:10:13

박병도(인천 계소방서 구조대)

얼마 전 한 소방관련 잡지에서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행운의 날’이라는 글을 보게 됐다. 지난 7월 경남의 한 소방서 상황실로 “산악사고를 당했습니다. 살려주세요”라는 다급한 신고가 들어왔다.

하지만 신고자는 이 말을 끝으로 연락이 두절되었고, 위치추적을 통해 00산의 계곡인근으로 확인돼 소방ㆍ경찰ㆍ군부대 등 300여명이 이틀간의 수색 끝에 커다란 바위에 깔린 채 탈진해 있는 40대 남성을 구조했다는 내용이었다.

웰빙시대에 걸맞게 생활의 여유를 즐기고 건강을 얻기 위해 등산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등산인구가 증가한 만큼 산의 이면에 감춰진 위험도 증가하고 있어 안전수칙도 꼼꼼하게 챙겨야 할 것이다.

가급적 2인 이상으로 등산하되 일행 중 가장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등산하는 것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2인 이상으로 등산할 경우 사고발생시 잉여인원이 119나 다른 등산객에게 구조요청을 할 수 있다. 휴대폰이 연결이 되지 않는 지역도 있으므로 휴대폰만을 지닌 채 혼자 등산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배낭은 자신의 체격에 맞는 것으로 하고 너무 많은 짐을 넣어 배낭 무게로 인해 낙상하지 않도록 해야겠고 지팡이나 스틱 외에는 손에 물건을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등산로를 벗어났을 때에는 지나온 길을 되짚어 확인하며 자신의 위치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나무나 바위 등에 표시를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찔한 산악사고가 다행히 행운의 날로 마무리 되었지만 ‘만약에 그 날 휴대폰이 없었거나 연결되지 않았더라면 긴 수색에도 끝끝내 요구조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간다. 모든 사고에 늘 행운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붉게 물들은 산,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준비는 그 간의 발생한 아찔한 산악사고를 교훈삼아 안전수칙을 챙기는 것, 그리고 나에게 닥칠 위험을 방관하지 않는 것부터가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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