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별이 보이시나요?
김미영(계양경찰서 효성지구대)
문찬식 기자
| 2010-11-09 09:43:29
김미영(계양경찰서 효성지구대)
거친 찬바람을 거슬러 역행 하는 사람들 속에서 무거운 발걸음을 출근길로 대신하던 아침. 검정 야구모자속의 그녀가 스쳐 지나갔다.
‘어라, 분명 어디서 보았는데... '지구대에 앉아서 근무하다 보면 별의별 사람들도 보고 다양한 사건들도 지켜보게 된다. 분명 그 모자 안에 얼굴을 감추려고 했던 그녀도 그 중에 한명 이었을 터다. ‘아! 생각났다. 그녀구나...'
몇 개월 전 남편이 폭행을 했다며 신고 했던 그녀, 퉁퉁한 표정의 남편과 힘겹게 따라온 아이 셋이 그녀의 일상을 말해주는 듯 했다.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있던 두 사람 사이에 서로가 잘했다며 고성이 오갔고 경찰관들은 남편을 처벌하려면 서류 작성 후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잠깐을 고민하더니 그를 마지막으로 용서하겠다며 지구대 밖으로 유유히 사라졌던 그녀. 몇 주가 지난 후, 또 다시 남편의 폭행으로 결국 처벌에 응했다. 그 이후로 남편은 미련의 실타래를 가진 아내와 올망졸망 어여쁜 아이 셋을 두고 말없이 나갔다고 한다.
지구대에 다녀갔던 이들은 알고 있을까? 경찰관들도 그들의 안부를 궁금해 한다는 것을, 가끔씩 걱정도 한다는 것을,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보고 싶은 이들도 있다는 것을... 한번은 신원미상의 남자가 자살을 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관이 출동했다.
때 마침 지구대 안을 헐레벌떡 들어와 자신의 아버지가 죽으러 간다며 나가 찾지 못하고 있다며 한 여인이 울먹이며 신고를 했다. 인상착의를 듣고 나니 자살했다는 신원미상의 남자와 일치했고 나는 그 자리에서 왈칵 쏟아지려던 눈물을 얼마나 힘들게 참았는지 모른다.
그들은 알고 있을까? 경찰관들의 마음도 따뜻한 새둥지라는 것을, 그들과 마주치고 스쳐지나가는 모든 인연들이 때로는 악연도 있지만 그것마저도 모두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의 슬픔과 고통을 따뜻하게 품고 있다는 것을. 나는 보았다. 깜깜한 밤하늘 속에서도 빛나는 그들의 마음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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