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호(인천계양경찰서 경무과)
어느덧 2011년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연초에 세웠을 수많은 계획 중 이룬 것도 그렇지 못한 것도 마음 한 켠을 붙들어 맨다. 11월이 되면 항상 한 해를 반추해보며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맘때쯤이면 생각나는 표어가 하나 있다.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보자”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이다. 통계에 의하면 불은 11월보다는 2~3월에 더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도 왜 11월이 불조심 강조의 달이 되었을까?
11월이 불조심 강조의 달이 된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요즘이야 가스나 전기로 난방을 하지만 옛날에는 아궁이에 불을 때 겨울을 나곤 했다. 아궁이에 불을 뗀 시기가 11월이니 11월부터는 “불조심”을 항상 강조해야 했다.
건조한 날씨에 빳빳하게 마른 장작은 좋은 땔감이 될 뿐만 아니라 불이 순식간에 번지기 때문에 발화성이 매우 높은 위험한 물질이기도 한 것이다. 이렇게 잘 타오르는 땔감으로 겨울을 보내야 하니 11월부터 불조심을 각성하고 또 각성해야 했을 것이다.
또한 11월과 12월에 발생하는 산불은 전체 산불의 90%를 차지할 만큼 빈번하게 일어난다. 11월과 12월은 건조한 날씨와 낙엽이 많이 생기는 시기로 탈 수 있는 물건이 풍부하고 산에는 산소가 많아 발화의 3요소 중 2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높은 열이 발생하게 되면 이는 곧 산불로 번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불조심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가정에서 불이 나는 원인은 보통 겨울철 히터, 가스 등 난방기구의 관리소홀 및 부주의와 문어발식 배선의 전기기구에 대한 동시사용이다.
난방기구는 항상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하며 전기배선도 합선 등이 일어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만약 불이 날 때를 대비해 소화기를 비치하고 화재발생 등 유사시 피난 대피로 등을 파악해 두며, 월 1회 누전차단기의 시험 스위치를 눌러보는 것만으로도 전기화재는 예방이 된다. 또한 가스렌지 밸브와 중간 밸브는 사용 후 항상 잠그고 월1회 누설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필자가 근무하는 경찰서도 화재에 대비해 얼마 전 소방서와 합동으로 소방훈련을 실시했다. 실제로 소화기도 사용해 보고 화재 발생을 가상하여 대피하는 훈련도 해보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중한 내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데에는 예방일 것이다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보자”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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