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과 꿈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
유은영
| 2012-02-28 15:55:00
Warning: getimagesize(http://www.siminilbo.co.kr/news/photo/Bdatafile/News/292800_1.jpg): failed to open stream: HTTP request failed! HTTP/1.1 404 Not Found in /home/simin/mobile_html/news/skin/default/display_amp.php on line 76
|
김선우(경찰청 온라인소통계장)
학교폭력 범위를 정함에 있어 헷갈리는 부분을 KBS 개그콘서트 애정남이 "정해줍니다잉~" 돈을 빼앗은 것인지 빌린 것인지 점퍼를 빌린 것인지 빼앗은 것인지, 장난과 폭력의 차이를 재미있게 연출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했을 때 ‘117 신고전화’를 활용하는 방법 등을 소개하여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학교는 꿈의 터전이다. 필자의 꿈은 큰 배를 운항하는 선장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스코틀랜드의 소설가 제임스 매슈 배리 경(Sir James Matthew Barrie)이 쓴 피터 팬 속에 나오는 후크 선장에게 반해 선장의 꿈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상당히 낭만적이면서도 진취적인 꿈이 아니었나 싶다. 어릴 적 꿈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차 바뀐다고 하는데 나는 중학교에 입학해서도 변하질 않았고 꿈을 빨리 이루고 싶은 마음에 가출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여러 가지 여건상 가출계획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지금도 가끔 그때를 생각하면 왜 그리 철없는 생각을 했는지 미소를 지을 때가 있다. 그때 가출에 성공했다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태평양을 누비는 큰 배의 선장이 되었을까? 아마도 절대로 그렇게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인생은 엉망이 되었을 것이 뻔하다. 그러나 열다섯 어린 마음에 생각한 가출은 정말 가슴 설레는 계획이었던 것은 분명했다. 오로지 공부만 해야 하는 학교와 늘 내 인생을 간섭하는 부모로부터 탈출하는 것만이 가장 현명한 길이라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얼마 전 동창 모임에 나가 오십이 다 되어가는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들도 모두 한 두 번씩은 가출을 꿈꿨었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삶이 단순하던 35년 전에도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한 두 번씩은 가출을 꿈꾸었는데 요즘같이 공부, 입시, 취직, 부모의 이혼, 학교폭력 등 온갖 것들로부터 혹사를 당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오죽할까? 일주일 내내 하루도 쉬지 못하고 새벽에 등교하고 저녁 12시가 다 되어 무거운 책 가방을 메고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는 고등학생 딸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학교로부터 탈출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 시험을 잘 보겠다고 밤 새워 공부했는데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속상하던 차에 부모까지 나서 협박과 같은 질책을 듣는 요즘 아이들이 안쓰럽기 그지없다. 언젠가 늦은 시간에 돌아오는 딸에게 물었다. “지은아, 너 학교하고 집에서 탈출하고 싶지?” 딸아이는 내 얼굴을 쳐다보며 의미 있는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매년 1만5000여명의 청소년들이 가출을 한다. 그중 대부분 청소년들이 부모들의 설득으로 다시 귀가하지만 많은 청소년들은 집에 돌아 왔다가도 부딪치는 현실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시 가출하는 경우가 많다. 한 조사에 의하면 남학생은 가출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나면 빈집털이나 강도로 나서고 여학생의 절반은 3개월 안에 원조교제를 하거나 성매매 업소와 연계 된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 아이들이 일시적인 반항심이나 잘못된 꿈을 향해 집을 나서는 순간 세상은 아직 때묻지 않은 아이들을 어둠의 골목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가끔 가출한 자녀 문제로 상담을 요청받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외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가정에서의 상담이 많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심각한 문제가 발견된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도 훨씬 현명한 판단력과 이해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어른들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려우면 어렵다고 말해야 한다. 아이에게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청해야 한다. 아이들은 명령과 지시가 아닌 설득과 이해를 구하면 어느 어른보다도 부모를 더 이해해고 인정한다. 너는 아직 어리니 엄마 아빠가 시키는 대로만 하라는 것이 자녀의 인격을 무시함과 동시에 자녀를 너무도 모르는 행동이다. 학생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는 엄마 아빠가 훈육 수위를 조절한 다음 일관성 있게 가르쳐야 한다. 자녀에 대한 훈육 방법은 아이의 장래를 결정한다. 엄마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데 아빠는 “괜찮아, 그럴 수 있지”라고 한다든지 아빠가 야단하고 난 다음에 엄마가 다시 다른 방으로 불러 또 야단을 친다면 아이는 혼란을 일으키고 자신의 잘못을 부모에게 전가하게 된다. 부모의 원칙 없는 무분별한 훈육이 의외로 아이들 가슴 속에 반항심을 키운다. 우리의 아이들은 부모와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멋진 꿈을 꾸기도 하고 위험한 일탈을 생각하기도 한다. |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