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조경숙

| 2012-09-06 1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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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부 조경숙 교수
풍수지리에 산관인정 수관재물(山官人丁 水管財物)이라는 말이 있다. ‘산은 인정을 관리하고 물은 재물을 관장한다.’라는 뜻으로 모든 재화의 근원인 물의 존재의 중요성을 나타내고 있는 말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물 관리가 국가 경영의 근본이었고, 최대의 국가적 과제 또한 역시‘물 관리’였다. 물의 중요성은 현대 사회에서도 덜함이 없다. 현재에도 물은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가장 가까이 자리 잡고 있으면서 우리의 삶의 질과 즉결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물 관리가 쉬운 일은 아니다. 점점 종잡을 수 없이 변하는 기후변화로 전 세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반세기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미국 전역의 반 이상이 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고, 미국 최대의 강인 미시시피 강조차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가면서 선박 운항 중단으로 하루에 3억 달러(3400억 원)씩의 손실을 입는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베이징에서는 61년 만에 사상 최악의 물 폭탄이 쏟아져 많은 홍수피해를 겪었다. 그야말로 재해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지구촌 곳곳에 가뭄과 홍수 등 자연 재해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년 강수량의 대부분이 여름철에 집중되어 있고 동고서저(東高西低) 지형의 특성에 따라 물 저장과 관리가 어려운 환경이며, 이상기후 영향에 따른 가뭄과 홍수피해의 어려움까지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물 관리시스템과 수자원확보, 안정적인 물 공급체계를 구축해왔으며, 물로 인한 자연재해의 피해 최소화 및 상수도 보급률 95%의 안정적인 수도공급을 이루어 냈다. 특히 보다 좋은 품질의 수돗물을 공급 하고자 K-water에서는 생산하는 수돗물은 국제 음용수 점검의 표준기준인 55개 항목의 약 다섯 배에 달하는 총 250개 항목에 걸친 엄격하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생산하여 안심하고 마실 수 있을 정도의 우수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전체 상수도관의 약 20%가 매설 된지 약 30년이 넘어버린 노후 배관들이다. 아무리 세계 최고 수준의 물 관리 시스템과 고도 정수처리시설을 통해 깨끗한 물을 각 가정에 공급할지라도 노후한 상수도관을 통한 과정에서 수돗물이 오염되며 변질되는 일이 발생되는 것이다. 빈틈없는 운영관리를 통해 만들어지는 우수한 수돗물이 노후배관을 통해 배달되는 과정에서 음용수로는 부적하다는 불신의 인식을 더하게 되는 것이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후 배관 교체와 관리를 통해 수돗물의 주 오염원을 제거하여 최고 수준의 안전한 수돗물이 가정까지 공급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가정에서 하루 종일 마시고, 밥 짓고, 샤워, 빨래와 청소, 설거지 하는데 쓰는 물 값이 200원으로 충분하다면 물 값이 너무 싼 것은 아닌지, 그리고 너무 싸기 때문에 물 낭비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 보자. 자원 낭비를 막고 안전한 수돗물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수도요금인상을 통해 보다 현실적인 재원의 확보와 투자가 수반되어야 한다.
더욱 건강한 미래의 물 관리를 위한 또 다른 노력으로는 물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의식에 있다. 무언가의 낭비를 뜻할 때 그것을 ‘물 쓰듯이’ 쓴다는 표현과 같이 우리 국민들은 물을 특별한 경제재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과거 풍수의 수관재물(水管財物)과 같이 미래 우리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추적인 요소 또한 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물 관리 에 혹독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좀 더 현실적인 노력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야만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과 함께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나갈 우리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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